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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2 10:08

박원순 시장과 도시계획 2011년2012/01/02 10:08

한국도시연구소 간 <도시와 빈곤> 칼럼 글/2011.12.29

 박원순 새시장의 등장은 지난 10여 년간의 토건주의 시정을 종결짓고, 서울을 사람중심 도시로 바꾸어내는 대변화의 신호탄이 되기에 충분하다. 제1세대 시민운동가로서 박시장은 참여연대,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등 소중한 성공모델을 만들어 냈다. 그의 이러한 운동이력을 본다면, 박시장이 서울을 시민이 주인이 되는 도시로 바꾸어내는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란 믿음이 저절로 생긴다. 그러나 서울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 할 정도로 복잡한 이해관계로 응축된 대도시여서 시민운동 연장선의 시정운영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결코 적지 않다. 그 중에서 도시계획분야가 특별히 그러하다. 

 도시계획은 도시자치행정의 사실상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도시계획행정을 어떻게 펴느냐가 박원순 시장이 시도하는 도시실험의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의 정책비전과 의제(공약 등)에는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도시계획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거나 소홀해 보인다. 이는 도시에 관한 전문성 빈약으로 비춰질 수 있고, 또한 최근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단지의 성급한 종성향 결정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물론, 박원순 시장은 도시계획과 관련하여 새로운 원칙과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즉, ‘사람·커뮤니티(마을) 중심 도시’에 관한 실험이 그러하다. 서울 대도시의 패러다임 전환을 전제로 하는 이 실험을 어떻게 전통적 도시계획의 방법론(틀, 제도 등)으로 담아내면서 도시 전체로 확장시켜 낼 지는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사람과 커뮤니티는 도시의 가장 중요한 형성 단위지만, 그렇다고 도시는 이들의 단순한 총합이 아니다. 이들의 합 이상으로 공간구조, 토지이용, 산업구조, 노동시장, 교통체계, 문화양식, 생태환경, 행정체계 등은 도시의 시스템적 현상을 이루면서 도시 정책과 제도의 중심 대상이 되고 있다. 

 전통적 도시계획은 주로 후자 즉 ‘시스템’에 우선하는 것으로 제도화되어 왔다. 따라서 사람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할 때, 도시계획은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다. 첫째, 도시의 시스템을 다루는 전통적 도시계획을 어떻게 ‘사람중심 도시의 이상(理想)’에 부응하는 것으로 바꾸어 낼 것인가? 둘째, 사람과 커뮤니티 중심의 도시 실험을 어떻게 전통적인(표준적) 도시계획 제도로 담아낼 것인가? 이 두 질문은 사실 서로 맞물려 있다. 도시의 비전을 사람중심으로 바꿀 때, 서울은 실제 어떤 모습이고, 그러한 모습으로 전환하기 위해, 현행 도시계획제도를 어떻게 사람과 커뮤니티 중심의 것으로 바꾸어낼 것인가? 참으로 지난한 질문이이면서 도전적인 과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운동가 출신 박원순 시장이 사람과 커뮤니티 중심의 도시철학을 어떻게 도시계획이란 행정으로 담아내고 실현 낼 지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내고 있지만, 그 해결은 반드시 시장 개인의 몫만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주변에서 그를 돕는 도시계획 전문가들이나 시 도시계획 담당 공무원들의 몫일 수 있다. 사람중심의 비전과 철학을 제시하는 것이 시장의 몫이라면,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한 뒤, 구체적인 도시계획행정의 언어와 절차로 이끌어내는 것은 '뜻 있는 계획가'의 몫이다. 사람중심의 도시를 향한 박원순 시장의 실험이 성공을 거두려면, 시장과 도시계획가는 ‘도시를 혁명하는 도반(道伴)’이 되어야 한다. <끝>
Posted by 열린글통

<복지는 권리다-주거(1)>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서울시의 26개 뉴타운 지구 내 촉진구역은 2011년 1월 현재 237개에 달한다. 이중 지금까지 준공된 곳은 7.6%에 불과하다. 뉴타운 촉진구역의 86.5%가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조합이 설립된 곳은 반 정도다. 3곳 중 1곳은 아예 추진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사정은 더 심각하다. 2020년을 목표로 23곳이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로 지정됐지만, 2곳 중 1곳은 사업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수도권 밖의 지역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화려하게 등장했던 뉴타운 사업은 이렇듯 지난 10년 동안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실패한 정책의 전형'이 되고 있다. 국무총리마저 나서서 '뉴타운 사업의 실패'를 자인했다.
 
뉴타운 사업은 장기간 표류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장기간 표류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다. '체계적 검토 없는 성급한 추진', '부동산 개발이익에 대한 과도한 기대', '사업성 하나에 올인하는 사업방식', '도시 공공성의 희생' 등의 조건은 뉴타운 사업이 실패를 피할 수 없게 했다. 이러한 사업방식이 지속되는 한 실패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사업성 부족'으로만 원인을 돌린 뒤, 속도 조절·용적률 완화·공적지원 강화 등의 땜질 처방을 해서 생명을 다한 뉴타운을 되돌릴 수 없다.
 
실패가 이렇게 명확하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하지 않고 출구를 찾아주려고 하지 않는다. 주민들조차 꿈을 접고 지구지정 철회 혹은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 공약을 남발했던 정치인들도 여기에 가세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업승인을 해준 행정관청의 책임문제, 투입된 비용(지구당 평균 30억 원)의 처리문제, 뉴타운을 대체할 현실적 대안 부재 등의 이유로 뉴타운은 여전히 생명의 끈을 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죽은 고목에 꽃피우는' 심정으로 뉴타운의 기사회생을 기다리는 측도 있다.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이 대표적인 예다. 뉴타운 사업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그렇다면 해법은 전혀 없는가? 난잡한 상황일수록 해법은 원칙과 정도에 충실해야 한다. 뉴타운에 앞서, 우리는 현재 어떤 도시를 꿈꾸고 있는가를 먼저 물어봐야 한다. 그런 연후, 뉴타운사업을 해야 하는 지에 관한 물음을 제기하고, 나아가 뉴타운답게 할 수 있는 원칙과 방법이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이유·원칙·방법이 분명하면, 이에 충실히 부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된다. 반대로 뉴타운을 해야 할 이유가 분명치 않고 뉴타운답게 만들 수 있는 원칙과 방안이 불분명하다면, 이미 추진된 사업이라도 비용을 치르고 과감히 접어야 한다. 뉴타운을 포기하는 대신, 필요하다면 다른 현실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하나하나 나누어 살펴보자.
 
뉴타운이 아닌 올드타운으로... 검증단 만들어 뉴타운구역 조사해야
 
우리의 도시들도 이젠 유럽의 도시들과 같이 도시의 역사성을 존중하고 보전하면서 생성된 도시의 정체성을 도시 매력과 경쟁력의 원천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에 부응하는 도시재정비의 원칙은 기존 공간조직을 절단 내는 '뉴 타운(New Town)' 건설에서 기존 공간의 숨결을 간직한 '올드 타운(Old Town)'의 보전과 관리로 옮겨가야 한다. 즉, 보전을 도시정비의 대원칙으로 삼고, 그 원칙 하에서 필요성이 분명할 경우에만 뉴타운이란 전면 철거식 도시정비가 제한적으로 허용돼야 한다.
 
이와 함께 도시공간의 불량화나 시설의 낙후가 '무조건 전면 철거식 뉴타운'으로 가는 이유도 명분이 돼선 안 된다. 주택이 불량하면 주택개량방식으로 풀어가고 상업시설이 낙후하면 상가나 시장 정비방식으로 풀어가는 등 다양한 보전형 정비방식이 우선 검토돼야 한다.
 
이러한 검토 끝에, 낙후한 일단의 지역을 밀어내고 '도시 내 뉴타운'을 건설하는 것이 도시계획적으로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면, 공공주도(공영개발)로 추진돼야 한다.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가 비근한 예가 된다. 라데팡스식 뉴타운, 즉 도심형 타운재생(inner 'town' regeneration)과 비교한다면, 한국의 뉴타운은 말이 뉴타운이지 대부분 대규모 주택지 재개발(주거지형 뉴타운)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뉴타운 자체가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 '도시 내 뉴타운 건설방식'을 오용하거나 남용하고 있다는 데, 한국식 뉴타운의 근본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현재 도시재정비촉진법(도촉법)에 의해 추진되어 온 '싹쓸이 재개발형' 뉴타운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의 뉴타운이 무늬만 뉴타운이고 기실 대단위 주택재개발에 불과하다면, 뉴타운 이름으로 추진된 사업을 일단 중단하고, 필요할 경우 지역별로 적합한 주택정비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이 정석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선행돼야 한다.
 
우선, 신뢰받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증단을 구성해 관리처분 이전의 뉴타운 사업구역(재정비촉진구역) 전반을 조사·평가해서 사업의 계속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사업지 주민들은 검증단의 조사·평가결과나 대안을 두고, 시가 추천한 조정자의 도움으로 공정한 논의를 통해 사업추진 여부 및 대안의 선택을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종판단은 주민투표 형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검증단의 조사평가와 주민투표에 관해서는 한시법을 제정해 대상, 기준, 절차, 효력, 경비 등을 소상히 규정해야 한다. 조사평가 대상구역의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조합추진위가 구성되기 이전에 있는 사업구역이면서 주민들이 원할 경우는 조사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곧장 지구지정을 해제하는 단계로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다른 주택정비방식을 도입 적용하는 후속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검증단에 의한 조사평가와 주민투표를 걸쳐, 기존 뉴타운 사업구역을 사업 계속유형과 중단유형으로 분류해야 한다. 현재 방식으로 사업성이 분명한 구역이나 지구는 단계별 순환정비, 공공기여 확대, 임대주택 공급 확대, 충분한 공공인프라 설치 등의 조건이 최대한 충족되는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도록 해야 된다. 반면, 사업중단형은 다양한 맞춤형 후속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사업이 중단되는 것은 도촉법에 의한 지구지정이 철회되거나 추진절차가 중단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행정적·경제적 책임문제 등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공정하면서 객관적인 검증과 주민들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일 경우엔, 한시법에 어떠한 행정적·경제적 책임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하면 된다. 이미 투자된 비용의 처리와 같은 경제적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풀어가야 한다. 하나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분담해가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주거정비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비용을 상쇄시켜가는 것이다.
 
도촉법과 도정법 없애고 '도시커뮤니티재생법' 만들어야
 
뉴타운 방식의 사업이 중단되더라도, 대부분의 구역이 다른 방식의 주거정비가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사실상 다른 사업방식으로 추진되는 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는 사업구역별로 맞춤형 후속방식을 어떻게 강구해주느냐가 중요하다. 대안방식은 기본적으로 검증단의 조사평가에서 제시돼야 할 내용이지만, 실제 선택은 훨씬 더 정교한 기준과 절차로 이뤄져야 한다.
 
어떤 경우든 도시정비의 대전제나 원칙은 지금과 같은 싹쓸이 철거식 개발이 아니라 보전과 존치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도촉법과 도정법을 통합폐합한 뒤 '도시커뮤니티재생법'이나 '주거환경정비관리법'으로 제정하고, 이와 함께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이러한 법과 계획을 바탕으로 대안적 재정비는 ▲ 개별 주택단위의 관리형 정비 ▲ 최소규모의 집단 자력 갱신형 정비(예, 두꺼비하우징) ▲ 공공주도의 단지 존치형 정비(예, 휴먼타운) ▲ 공공주도의 단지 개발형 정비 (현행 주거환경개선사업에 커뮤니티 재생방식의 결합) 등으로 분류해 추진돼야 한다. 전자의 두 가지는 개별 주택 단위의 관리정비 방식이라면, 후자의 두 가지는 주택단지 단위의 정비방식이다.
 
모든 유형의 사업은 공공이 수립한 관리 및 정비 기준을 엄격하게 따르도록 해야 하고, 철거식 재개발은 최대한 지양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단지 개발형 정비'는 기본적으로 1대1 재개발·재건축 원칙을 우선으로 하고, 법상 열거에 의한 예외를 허용하되, 개발이익의 환수나 커뮤니티 재생 등의 기준을 최대한 충족하도록 해야 한다.
 
사업비에 대해선 수익자 부담원칙을 도입해 자부담을 원칙으로 하되, 사업의 성격·규모·소득 등에 따라 국민주택기금·도시재정비기금 등과 같은 공적지원을 선별적으로 받도록 해야 한다. 민간주도의 집단 자력 갱신형 정비사업의 경우는 '주택정비대출금제도'를 도입해 민간은행으로부터 장기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개념의 정비사업을 공공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재생공사' 혹은 '주거정비공사'가 지역별로 설치 운영돼야 한다. 서울은 현 SH공사의 기능전환을 통해 설립 운영이 가능하다. 주거지 정비와 관리계획의 수립, 주택 정비 관리 서비스의 제공, 주민자율정비서비스 지원, 공공주도 정비사업의 전담 등이 새 공사가 담당할 역할 과제들이다.

<오마이뉴스> 2011.12.14
Posted by 열린글통
2011/12/05 09:59

박원순표 주택정책을 위한 변호 2011년2011/12/05 09:59


[기고]박원순표 주택정책을 위한 변호

[경향신문] 2011년 12월 02일(금)

‘공공성을 너무 강조하면 재건축 사업이 원활하지 않아 주택공급이 떨어져 서민들이 결국 서울 밖으로 쫓겨난다.’ 이런 이유를 들어 권도엽 국토부 장관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택정책이 친서민적이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서울인구 1000만명을 수용하려면 현재 주택수 350만가구를 500만가구로 늘려야 하는 만큼, 공공성을 내세워 재건축 발목을 잡지 말라는 경고가 진짜 속내다.

권 장관은 주택왔다. 박 시장에게 던진 고언에도 이 입장이 강하게 배어 있다. 국토부의 설명도 ‘주택시장은 현재 박원순 쇼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충격을 받고 있는 상황을 경계한 것’이란다. 시장의 쇼크를 걱정하는 걸 나무랄 수 없지만, 국민의 공복이 시장만 대변하는 건 옳지 않다.장관의 말대로 ‘재건축이 원활하게 추진’되면 집값이 떨어지고 서민들은 주택을 갖게 되는가? 지금까지의 경험은 결코 그렇지 않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정비사업으로 지역 내 소형주택은 멸실되고 중대형주택으로 바뀌면서 주택수는 오히려 줄어든다. 새로 지은 주택은 넓고 비싼 집이 대부분이어서 저소득층이 살 수 있는 싼 집이나 셋집의 씨가 마른다. 이러니 세입자를 포함한 원거주민들의 재정착률이 10%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면 철거식 정비는 사람을 쫓아낼 뿐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삶의 공간마저 파괴한다. 부동산 시장 불황과 맞물려 주민들조차 이 같은 재개발·재건축을 원치 않고 있다. 도대체 이러한 정비방식이 어떻게 해서 친서민적인가?

공급에 대한 과신도 적절치 않다. 서울의 주택정책은 더 이상 양적 공급 확대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 2010년 통계청 인구센서스 자료에 의하면, 2005년과 2010년 사이 총주택수는 298천가구 증가했다. 그 덕분에 주택 보급률도 93.7%에서 97.0%로 높아져 주택의 절대적 부족상황은 이젠 극복되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자가 보유율은 50.4%에서 51.3%로 0.9%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는 주택공급을 늘려도 무주택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 않았음을 뜻한다.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27%는 주택 마련이 불가능한 계층인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전국 평균의 2배 이상이 되는 서울에서는 그러한 계층이 더 많다.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려왔어도 전국 평균 10%를 웃도는 50% 가구가 세입자로 살고 있는 상황이 고착된 지 이미 오래다. 공급의 양적 확대만이 능사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서울시 주택정책은 집을 공급해도 집을 살 수 없는 전체 가구 50%의 주거안정을 기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이 점에서 전면 철거 형태의 주거 정비방식 대신 임대주택 8만가구 건설 등 세입자 정책에 초점을 맞춘 박원순 시장의 주택정책 방향은 옳다. 연간 2만5000가구의 공공 임대주택 공급은 과거 5년간 연평균 6만가구 주택공급분의 40%에 해당한다. 공급시장을 공공이 주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공공주도로 저렴주택 및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선 기존 재건축·재개발은 필히 재검토돼야 한다. 이를 그대로 둔 채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은 불가능하다.

현행 재건축·재개발 제도가 문제가 많은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래서 새로운 도시재생방식을 마련하려고 국토부가 애쓰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주무 장관이 ‘주택공급을 전제로 한 재건축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서울시에 주문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 국토부가 해야 할 일은 서민주거안정에 걸림돌이 될 도시정비제도나 임대차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것이 지자체가 서민주거정책을 제대로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길이다.

<조명래 | 단국대 교수, 환경정의 공동대표>

Posted by 열린글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