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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7 11:21

반값 아파트, 과연 가능한가? 2006년2010.07.07 11:21


<이슈투데이>를 위한 글/2006.12.24

반값 아파트, 과연 가능한가?


 참여정부는 출범 이래 하루 평균 0.8개의 부동산 관련 조치를 취해왔지만 집값 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다. 우리의 주택정책은 뭔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의 핵심은 과도한 집값 상승과 그에 따른 막대한 불로소득(개발이익)의 사적 전유에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필요로 하는 대안적인 부동산 대책은 집값을 대폭 낮추면서 동시에 불로소득을 사전에 차단하고 사후에 회수하는 조건을 최대한 갖추는 것이 돼야 한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국민들로부터 환심을 사기 위해 이러한 조건을 구비한 획기적인 주택공급방안을 제안하곤 했지만 대개 구두선으로 그쳤다. 대표적인 예가 1992년 대선 당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제시했던 ‘아파트 반값 인하’ 공약이다. 당시 그는 토지개발의 30%, 인허가 로비비용 15%, 건설원가 10%를 각각 함축해 당시 분양가의 45% 수준에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그가 선거에서 패함으로써 ‘반값 아파트’는 허황한 이야기로만 우리의 기억에 남는 듯했다. 그러나 부동산 대책이 모두 백약이 무효로 끝나면서 집값 상승이 그칠 줄 모르자 국민들은 허황하게만 느꼈던 ‘반값 아파트 공급’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사실 조금만 분석적으로 들여다보면 반값 아파트는 허황한 것 만 아니다. 정부의 정책의지에 따라 충분히 실현가능한 것이고, 또한 이미 선진국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해 온 것이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우리나라 아파트 공급가격을 크게 보면 땅값이 반이고, 다른 반은 집을 짓는 데 드는 값이다. 따라서 공공기관이 조성하는 택지는 사실상 공공재와 같은 것이어서 이를 불하하지 않고 거기에 집만 지어 판다면 토지비가 빠진 반값으로 공급이 가능하다.

  이런 방식의 주택공급에 대해선 그 동안 두 가지 경로를 통해 그 이론적, 정책적 타당성이 조심스럽게 검토되어 왔다. 하나는 헨리 조지의 지대세에 입각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넘기지 않고 지대에 해당하는 임대료만 부과하는 것을 전제로 집을 공급하면 궁극적으로 토지를 이용해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잡을 수 있다는 이론적 입장의 검토다. 다른 하나는 공공임대 토지 위에 집을 지어 공급하는 공공자가(公共自家)제도인 토지임대부 주택공급제도의 도입에 관한 정책적 입장의 검토다. 이 두 경로를 통해 나온 검토 결과를 야당의 한 국회의원이 그의 선거공약으로 제안하면서 ‘반값 아파트’는 사회적으로 본격 주목받게 되었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집값이 논란되기 때문에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아파트 분양가를 반으로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안하면서 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가 제안 것은,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아파트의 경우 공급가격을 반으로 줄여주는 대신 이를 팔 때는 공급기관에게 되파는 이른바 ‘환매조건부 주택분양’이란 것이다. 사실 이 방안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안되어 왔던 것이지만 반값 아파트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시 주목 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반값 아파트’에 관한 논의에는 크게 보면 ‘토지임대부 주택분양 방식(이하 토지임대부)’과 ‘환매조건부 주택분양 방식(이하 환매조건부)’ 두 종류가 있는 셈이다. 각각은 야당과 여당의 국회의원이 제안하여 입법화가 추진되고 있는 중이다. 두 방안 모두 분양가격을 50% 이상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는 게 공통점이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는 구체적인 방식에서는 여러 가지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우선 소유권과 관련하여 토지임대부는 건물에 대해선만 인정하고, 환매조건부는 토지․주택 관련 모든 권리를 인정한다. 분양방식을 보면, 토지임대부는 토지를 영구 임대하는 조건으로 건물만 분양하되 입주자는 토지 임대료를 부담해야 해야 하지만, 환매조건부는 무주택자에 한정해 분양하지만 나중에 팔 땐 공공기관에게 되팔아야(환매) 한다. 거주 및 전매조건을 보면, 토지임대부는 최초 계약기관 40년간이고 10년 후엔 일반 주택처럼 사고 팔 수 있지만, 환매조건부는 5년 이상 거주 후 주택을 팔 때 공공기관(국가, 지방자치단체,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등)에게 분양가에 적정 이자를 더한 값(환매가)으로 되팔아야 한다. 개발재원과 관련하여 보면, 양 방안 모두 국공유지와 정부 및 공공기관의 주택재정을 활용하지만 그 규모에선 한계를 공히 가지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에서 토지임대부는 토지임대료 및 건물분양대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반면, 환매조건부는 채권발행, 토지 및 건물을 포함한 주택분양대금을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양 방안은 모두 중요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토지임대부를 보자. 막대한 토지매입비용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임대료가 높아지면 일반 주택가격과 비슷해져 수요자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 10년 후 전매 시 발생할 수 있는 시세차익을 환수하지 못하면 로또심리를 자극해 가격 인하를 담보할 수 없다. 건축물 수명이 다해 재계약을 통해 재건축을 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권리는 상실하게 된다. 소유권에 대한 욕구가 강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는 토지임대부에 대한 선호도는 낮을 수 있다. 다음으로 환매조건부를 보자. 토지임대부에 비해 부담이 덜 되지만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토지비용과 건설비 등을 확보해야 한다. 시세차익을 공공기관이 가져감으로써 소유자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가질 수 있다. 소유권을 개인이 전적으로 갖는 상태에서 환매를 강제하는 법적 구속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공공기관에 되파는 조건 때문에 사실상 임대주택과 다르지 않아 수요자의 선호도가 낮을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본 양 방안의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 토지임대부 주택분양 방식과 환매조건부 주택분양 방식의 비교

 

토지임대부

환매조건부

토지․주택 소유권

․ 토지는 국가 또는 공공기관 소유

․ 건물은 개인 소유(상속,매매가능)

․ 토지․건물 모두 개인 소유

분양방식

․ 토지를 영구임대하는 조건으로

 건물만 분양

․ 토지분에 대해선 일정률의 임대

 료 부과

․ 건물분양가는 기본형 건축비 수

 준(시중 분양가의 50% 수준, 최

 고 3분1 이상 수준)

․ 주택에 관한 모든 권리 인정하지

  만 팔 때는 공공기관에게 되팖

  (환매)

․ 주택 분양가격은 시세의 60-70%

  수준(원가연동제 아파트와 비슷)

․ 분양 대상은 무주택자에 한정, 2

 회 이상 분양 불가능

거주 및 전매조건

․ 최초 계약기간 40년 (재계약 가

 능)

․ 10년 후 전매 가능

․ 재건축 위해 재계약 가능하지만

 개발이익 환수 장치 없음

․ 5년 이상 거주시 아파트를 공급

 기관에 환매 가능

․ 환매가격은 분양가에 적정 이자

 율 더한 값

․ 재건축 시 발생하는 초과이익

  50% 국가 환수

제안기관

․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 부분적으로 주택공사

․ 시민단체(토지정의시민연대 등)

․ 열린우리당(이계안, 김태년 의원)

․ 부분적으로 주택공사

․ 시민단체(환경정의 등)

개발재원

․ 국공유지 활용

․ 토지임대료 및 분양대금

․ 정부 및 공공기관 주택재정 활용

․ 국공유지 활용

․ 채권 발행 및 분양 대금

․ 정부 및 공공기관 주택재정 활용

시범지역

․ 송파 신도시

․ 송파 신도시

 단점

․ 재원과 택지 확보의 어려움

․ 시중 금리 수준의 임대료가 적용

  되면 주택가격이 결국 시세와

  비슷해짐

․ 10년 후 전매시 시세차익 환수

  어려움

․ 건물 수명이 다하면 권리상실

  (재건축 통해선 가능)

․ 소유권에 대한 욕구가 강해 수요

 자로부터 외면

․ 재원과 택지 확보의 어려움

․ 시세 차익을 공공기관이 가져감 

  에 따라 상대적 박탈감 발생

․ 환매권의 물적(법제도적) 기반 약

  함

․ 공공임대아파트와 비슷한 조건으

 로 인해 수요자의 선호도가 떨어

 짐


 이렇듯, 양 당의 반값 아파트 논의와 추진은 모두 과도한 양도차액을 방지해 집값 안정을 기하고 저렴한 주택을 공급해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한다. 이 점에서 토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는 대의명분이 사실상 같은 것이다. 그러나 같은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정치적 입장의 차이로 인해 서로의 한계와 문제점을 비판하고 공격하는 가운데 새 제도의 도입에 대한 국민적 합의형성이 어려워지고 있다. 더욱, 주택을 투기적 부의 축적 수단으로 간주하는 국민적 인식 하에서, 또한 이를 직간접으로 뒷받침하는 주택제도 하에 ‘반값 아파트 공급’은 기존제도와 관행으로부터 많은 비판과 저항을 살 수 있다. 때문에 현실에서 ‘반값 아파트 공급’의 실효성은 그 만큼 희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기존의 주택공급 제도로 돌아간다면 지금까지 우리사회가 겪은 부동산문제로부터 영구히 헤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반값 아파트 공급’은 기존 부동산 제도를 대체하는 새 제도로의 의미를 가져야 한다. 앞서 살펴본 반값 아파트 공급을 위한 두 가지 방안의 실현가능성은 국민들이 새 제도의 의의를 어떻게 받아드리고 정부가 이를 실행할 의지를 얼마만큼 갖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점에서 ‘반값 아파트 공급’이 새로운 제도로 실현가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측면에서 우리의 인식과 접근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첫째, 반값 아파트 논의는 단순히 아파트 가격을 낮추는 데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주택의 과도한 상품성(시장을 통해 투기적으로 거래되는 재화로서 성질)을 약화시키고 대신 주택의 공공성(복지재로서 성질)을 강화하는 것에 관한 것이 돼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나라 주택정책이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패러다임으로의 이행을 촉진해야 한다.

 둘째, 주택의 공공성 실현이란 측면에서 볼 때, 토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는 동일한 목표를 전제하기 때문에 서로 보완관계에 있어야 한다. 스웨덴, 영국, 싱가포르 등 많은 선진국에서 토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는 몸통이 하나인 제도다. 따라서 양 방안이 주택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안 정책이 되기 위해선 상호 보완되고 통합되어야 한다. 가령, 토지임대부의 경우 10년 거주 뒤 시세차익을 허용하면 로또 복권이 되어 주택을 투기적 수단으로 계속 인식하게 되어 주택 가격을 낮추는 것은 물론이고 복지재로서 공급하고 이용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진다. 때문에 국가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 조건을 이용해 되팔 때는 공공기관이 환매해 시세차익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곧 주택의 공공성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길이다. 반면 토지와 건물에 관한 소유권을 개인에게 부여해 준 상태에서 공공기관이 환매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없어, 환매조건부는 토지분에 대해 국가가 소유한 채 임대하는 조건을 확보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정부는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반값 아파트에 대해 여당과 야당의 안을 절충하는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대지임대부 로 분양하되 최초 분양자의 시세차익을 환수하기 위해 개인 간 거래는 불허하는 대신 반드시 정부에 되팔도록 하는 ‘환매조건용 대지임대부 분양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셋째, 주택의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두 방안이 상호보완적이면서 통합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들을 부수적으로 갖추어가면서 점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우선 국공유지가 많은 수도권 인근지역(예, 송파신도시)에 시범적으로 적용한 뒤, 이를 토대로 각종 제도(예, 토지임대료, 환매조건 등)를 보완하면서 점차 적용범위를 넓혀가야 한다. 특히 스웨덴 등에서 실시해 온 ‘토지비축제도’나 싱가포르 등에서 실시해 온 연기금(혹은 국방예산)을 주택재정으로 활용용하는 방안 등이 국가적 차원에서 제도화되어야 한다. 아울러 주택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는 분양되는 2%의 신규주택 뿐만 아니라 98%에 해당하는 기존 주택에서 대해서도 토지공공임대제도나 토지보유세 강화 등의 조치를 도입해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투기를 지속적으로 근절해야 한다. <끝>

 

조명래(단국대 사회과학부 교수, 환경정의 집행위원장)

Posted by 열린글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