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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1 15:59

탈핵의 정치화 2012년2012.02.21 15:59


 시민사회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탈토건, 탈재벌, 탈빈곤, 탈중앙, 탈핵을 구현하는 정치적 쟁투로 규정하고 나섰다. ‘탈’(脫) 의제들은 지난 50년간 한국 사회를 규정하고 왜곡해온 멍에로부터 해방을 표방한다. 이명박 정권을 거치면서 토건주의, 친기업주의, 물질주의, 중앙집권주의, 반생명주의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고, 그로인해 한국 사회는 또다른 ‘잃어버린 시간대’에 머물게 되었다. 2012년 선거는 50년간의 개발지상주의 혹은 성장제일주의 시대를 마감할 절호의 기회다.

‘탈’ 의제들은 그간 진보정당의 전유물로, 그래서 비현실적인 것으로 치부되곤 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질적 전환을 위해 이제 더는 회피할 수 없는 필수 의제들이다. 탈핵이 그중에서도 시대를 앞서가는 선도의제에 해당한다. 탈토건, 탈재벌, 탈빈곤, 탈중앙 모두가 만나는 지점이 탈핵이라는 뜻이다.
 탈핵은 일차적으로 핵에너지 의존으로부터 탈피를 지향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에너지 과소비를 수반하는 과잉생산과 물질만능주의 생활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나아가 이를 사회적으로 지탱시키는 재벌독점 및 중앙집권 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필요로 한다. 핵은 ‘지구생명의 안전’을 담보로 따 먹는 독과일과 같은 것이어서 반생명적이면서, 동시에 핵전쟁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이어서 반평화적이다. 생명과 평화의 토대를 굳히기 위해 탈핵은 필수조건이다. 이런 이유로 탈핵은 서구에서 1960년대부터 가장 ‘급진적인 정치 의제’로 간주되었지만, 지금은 현실적인 정책대안으로 풀어가고 있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탈핵 열풍을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에서는 독일이 앞장서고 있다. 2022년을 탈핵원년으로 선포한 독일은 그때까지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하기로 하고 핵에너지를 대체할 대안에너지 개발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뒤늦게나마 탈핵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듯하던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2050년까지 현 54기의 핵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전격 발표했다. 한국은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거슬러가는 유일한 국가다.

 한국은 이미 핵발전 설비용량 세계 6위, 전력생산량 중 핵발전 비중 세계 4위, 국토면적 대비 핵발전 설비용량 세계 1위의 나라다. 이럼에도 한국 정부는 2024년까지 14기의 원전을 더 지어 핵발전의 비중을 48.5%로 높이는 무모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아랑곳 않고 정부는 핵발전 확대정책을 더욱 공고히 했고 유엔총회에까지 가서 핵발전 확대 입장을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2030년까지 핵발전소 80기를 수출해 세계 3위의 핵발전 수출강국을 이룩하겠다는 포부도 밝히고 있다. 이 모든 입장은 ‘녹색성장’과 ‘녹색경제’란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있는데, 그 뒤엔 통치권자를 정점으로 하는 거대한 핵 카르텔이 있다. 이도 넓히면 토건국가의 지배구조와 맞물린다. 이러한 권력구조의 해체 없이는 탈핵은  불가능하다.

 탈핵이 탈토건, 탈재벌, 탈중앙 등과 맞물리는 지점이 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한 성장제일주의 시대를 청산하기 위해 탈핵이 핵심 실천수단이 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가기 위해 풀어야 할 중추매듭으로 인지되면서 탈핵의 정치세력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전국 43개 기초자치단체장들이 모여 선포한 ‘탈핵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시선언’은 대표적인 예다. 탈핵을 정강의 핵심으로 삼는 녹색당의 출범은 운동정치에서 조용하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학계, 법조계, 종교계, 언론계 등에서도 유사한 행보가 있다. 정작 제도 정치권만 이에 둔감하다. 그중에서 집권여당은
더욱 그러하다. 현 토건정권의 집권세력은 핵에너지를 녹색에너지로 부르는 무지함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정도다.

 2012년 선거는 탈핵으로 모아지는 한국 사회의 질적 전환을 촉진할 계기가 되어야 한다. 선거를 주도하는 주류 정당들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의 공약이나 공천 과정은 ‘탈핵의 정치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핵에너지를 석유정점 이후의 대안 혹은 녹색성장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무지몽매함에서 벗어나, 탈핵사회에 대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인물의 영입과 공약을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는 여와 야, 좌와 우, 보수와 진보의 구분이 없다. 2012년 선거는 그렇게 해서 ‘탈핵의 정치화’를 본격적으로 여는 축제적 혁명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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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린글통
2012.02.07 10:17

세종시의 성공적 출범조건 2012년2012.02.07 10:17


조명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세종시의 특별함은 21세기 분산형 국토구조를 이끌어낼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는 점이다. 세종시의 지위, 건설방식, 기능과 구조, 행정체계 등은 이에 맞춰 있다. 이 모두가 제대로 구비되기 위해선 수도이전에 버금가는 국가적 차원의 준비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 7월의 성공적 출범은 그래서 세종시의 장기적 성공을 테스트할 시금석이 된다.

세종시는 특별자치단체로 올바르게 구성되어야 목적하는 도시기능과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게 된다. 그 틀을 짜는 출발점이 오는 4월 총선에서 시장과 국회의원을 뽑는 일이다. 첫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세종시 출범에 따른 단기적 현안쟁점은 물론, 장기적 추진 틀을 안착시키는 정도가 달라진다. 세종시를 대표할 국회의원은 국가적 관점에서 세종시를 대표할 인물로 선출되어야 한다. 선거구도 세종시를 ‘국가적 정치공간’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범위로 획정되어야 한다.

세종시를 둘러싼 최근 논란은 소지역주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세종시로 인근지역의 발전기회가 빼앗긴다는 빨대논쟁, 시청사 입지를 둘러싼 신·구지역간 갈등, 편입지역 주민들의 피해의식 등은 모두 소지역주의의 발로다. 이로 인해 출범에 멍에가 씌워지면 세종시의 역사(役事)를 지역이 말아먹는다는 국민적 원성을 피할 수 없다. 세종시 건설의 대의를 위해 소지역주의적 요구와 주장은 최대한 절제돼야 한다.

예정지역과 잔여지역 간 불균형, 연기군지역과 편입지역 간 불균형, 구도시와 신도시 간 불균형 등이 지역의 현안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금의 문제이면서 앞으로의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을 통해 문제를 진단하고 풀어가야 한다. 당장 해결하려고 들면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켜 세종시의 도시구조를 기형적으로 만들 수 있다.

특별자치단체로서 세종시의 행정사무, 조직, 구역, 예산, 법령 등을 최대치로 갖추는 것이 성공적 출범의 핵심 조건이다. 정부차원에서 많은 애를 쓰고 있지만, 소방행정, 교육행정, 법원행정 등의 분야에서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많다. 그렇지만 정치적 타협을 통한 무리한 해결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치행정을 담당할 공무원들의 태도와 사고다. 특별자치단체이면서 광역과 기초를 아우르는 자치행정을 펴야 하기 때문에 세종시 공무원들의 전문성 강화가 출범 전에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출범 전후의 최대 현안은 행정기관과 종사자들의 이주편의를 돕는 일이다. 이를 위해 세종시, 건설청 등으로 분산된 지원프로그램을 통합·운영하는 종합생활지원센터가 가동되어야 한다. 생활환경 불편은 일정기간 지속될 수 있기에 이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이주자들이 사전에 숙지해 준비할 수 있도록 시설공급의 프로그램을 예측가능하게 운영하고 인접 지역의 유사시설을 대체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세종시로 이주할 9부2청2처와 서울과 과천 등지의 비이전부처와의 행정흐름을 긴밀히 이어내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출범 전이라도 정부는 이에 관한 대책을 발표해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관건은 세종시로 이전하는 부처와 잔류하는 청와대 및 국회 간 수직적 업무관계를 바꾸어내는 정부조직개편을 얼마만큼 이루어 내느냐다.

세종시 2단계(2016-2020) 사업인 ‘자족성 확충’이 지금부터 본격 준비돼야 한다. 자족성 확보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맞춤형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여기에는 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와의 연계, 첨단기술산업지의 조성, 첨단문화·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중심업무지구의 조성, 국내외 유력기업 유치, 파격적인 세제지원 방안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세종시가 단순한 신도시로 건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통치권자의 확고한 의지가 천명되어야 한다. 국고보조율의 상향조정, 보통교부세 확대지원(총액의 1.5%),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 세종시 계정 등을 담은 특별법 개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세종시를 사실상의 행정수도로 조성하기 위해선 범국민적 지지와 참여가 필수인 바, 이를 위한 민주적 협치(協治)체계가 출범과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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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린글통
2012.02.07 10:12

KTX 민영화의 허구 2012년2012.02.07 10:12


지금 정부는 14조원의 국민 혈세를 쏟아부어 만든 국민의 자랑 고속철(KTX)을 대자본에 팔아넘길 궁리를 하고 있다. KTX는 직원의 10분의 1로 연간 총매출액의 3분의 1을 생산해내는, 그래서 만성적자를 흑자로 전환시켜 낼 ‘황금의 알’이다. 또한 KTX는 국민의 기업이 보살피는 ‘국민의 발’이면서, 그 운영 이익금(약 3000억원) 덕분에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를 원가의 반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교통복지재원’이다.

민간기업에 팔 부분은 2015년 초 개통 예정인 수서~목포(호남선), 수서~부산(경부선) 고속철의 운송사업 경영권이다. 민간과의 경쟁을 통해 철도사업의 경영적자를 탈피하자는 게 정부의 의도다. 경쟁체제의 도입으로 경영구조를 개선해, 그 과실을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것을 나무랄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정권말에 정부가 서두르는 ‘철도경영의 경쟁체제 도입’은 석연찮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경영 효율성이 떨어져 적자가 나는 부분을 민간의 창의력을 활용해 해결하는 것이 민영화의 본뜻이다. 해서 천문학적 혈세를 들여 만든 황금노선을 민간업체에 임대료만 받고 고스란히 넘기는 것은 민영화가 아니다. 국민의 대다수가 KTX 민영화를 1%의 재벌기업에 대한 특혜로 인식하는 것은 결코 틀린 게 아니다. 참여 기업에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라고? 공기업이 가져야 할 이익을 왜 민간기업을 위한 미끼로 사용해야 되나? 운임을 최대 20% 낮춰 새마을호 운임으로 KTX를 탈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라고? 민영화 이후 서비스 요금이 인상된다는 것은 일반적인 경험이다. 철도 원조국 영국도 민영화 이후 1995~2000년 사이 철도운임이 2배가 올라 결국 공영제로 되돌렸다.

말이 민간과의 경쟁이지 유례가 없다. 민간자본에 넘어갈 KTX 노선은 기존 노선과 80%가량 중복된다. 사실상 동일 노선에서 두 사업자가 경쟁을 하게 되는데, 철도의 고정궤도 특수성 때문에 열차 간 운행 경쟁은 불가능하다. 동일 노선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상이한 시간대별로 차량을 배분 운행하는 것에 불과해 동일 조건하의 경쟁이 불가능하다. 철도가 완전히 민영화된 일본에서도 지리적 분할로 경쟁체제가 유지될 뿐, 간선노선이나 동일노선에서 경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철도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는 시스템산업이다. 철도는 이로 인해 자연독점시장을 형성하고, 그 결과 복수의 사업자가 있으면 오히려 자원배분의 비효율을 낳는다. 철도운영의 경쟁체제는 다수의 운영자와 시설관리자, 유지보수 수행 주체 및 관제 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각각 상이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경우, 기관 간 정보 교환 및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불협화음을 낳게 된다. 또한 한정된 수요를 나눠 갖기 때문에 복수의 사업자가 경쟁하면 수익구조는 갈수록 악화되어
서비스의 질 저하를 불러온다.

정부는 경쟁체제의 도입을 ‘4단계 철도개혁’을 완성하는 마지막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악화의 원인, 개선방안의 비교, 경쟁체제 도입의 실제 효과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본다면 경쟁은 결코 최종 해법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를 밀어붙이는 것은 철 지난 ‘민영화’ 이념에 대한 MB정권의 집착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위기는 신자유주의의 실패에서 기인했고, 이는 곧 민영화의 실패로 표출되고 있다. 선진국들은 그래서 지금 ‘사회적 공공성’을 대안가치로 만들어내는 정책을 개발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인천공항이나 포항제철을 ‘공영화’의 한국적 성공모델로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KTX 운영주체인 철도공사도 공영화의 성공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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