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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5 15:35

경제민주화의 올바른 조건 2012년2012.07.25 15:35

경제민주화의 올바른 조건

<시민사회신문> 시론/2012.07.25

 

경제민주화가 2012년 대선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민주화라 하면 그간 우리는 정치적 민주화만 주로 생각해 왔다. 권위주의와 독재를 타도하고 국민의 정치적 자유를 구현하는 것으로 70, 80년대 한국사회의 역동성을 규정해 왔던 게 바로 정치적 민주화였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정치적 민주화조차 아직 제대로 자리를 못 잡고 있다. 절차적 민주주의 혹은 형식적 민주주의는 일정하게 실현되었다 하더라도 일상생활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민주주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일상민주주의의 결핍은 일상주체들의 시민권 의식이나 결사적 삶에 대한 참여 부족 등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이도 따져보면, 정치적 민주화가 열어 준 일상민주주의 공간을 시장과 자본의 힘들이 파고들어 일상관계를 상품과 화폐적 관계로 규정해 놓은 것의 한 결과로 여겨진다. 일상생활을 파고든 경제적 불평등이 삶의 기회를 차등함으로써 소통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시민사회(공동체)적 삶을 살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크게 보면, 이는 세계적으로 풍미한 신자유주의가 정치영역을 넘어 일상 생활영역으로 침투한 것의 한 현상이기도 하다. 1998년 환란 뒤 우리가 살아가 삶의 풍경은 바로 이러한 것이다.

 

시민들의 일상적(경제적) 삶의 기회가 갈수록 벌어지고, 그에 따른 갈등과 대립이 분출하는 현상 너머로 거대한 자본의 권력이 태산처럼 버티고 있다. 마치 무수한 인민의 몸 옭아 멘 줄을 움켜진 채 한 손으로 채찍을 후려치는 독재자의 모습으로 말이다. 오만가지의 탈법과 징계로부터 보란 듯이 헤쳐 나와 부인과 딸의 손을 잡고 황제처럼 각종 화면에 나타나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모습에서 우리는 이 시대 새로운 독재자의 모습을 읽게 된다. 시장과 자본의 거대권력은 국가를 대신해 일상세계를 지배하고 통제하면서 내부적으로 분열, 차별, 대립, 갈등 등을 야기하고 있다. 정치적 민주화가 이젠 경제의 민주화혹은 시장의 민주화로 옮아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그것은 경제적 삶의 평준화와 민주화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한 정치적 삶의 균등화와 민주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흥미로운 것은 정치적 민주화와 달리 경제민주화는 헌법에 단어로서 명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헌법 제119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이어서 2항은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적시하고 있다. 헌법 제11항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선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유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지만(1191), 이는 민주주의의 원리에 기반을 두어야 함을 지적해준다. 경제민주화(1192)가 경제적 삶의 바탕과 틀이 되어야 하는 바, 이는 국민들이 향유해야 할 헌법상의 권리인 셈이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경제민주화의 핵심으로 재벌 대기업 체제의 개혁을 으뜸으로 꼽고 있다. 이는 국민 대다수의 생각이기도 하다. 몇몇 재벌 대기업으로 경제력 집중이 가속화되면서 국민들의 일상 삶은 갈수록 재벌공화국의 영토 속으로 말려들고 있다. 재벌기업의 독과점이 강화되면서 국민 대다수가 일자리를 갖고 있는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또한 재벌기업들이 생산하는 재화와 용역을 국민 대다수가 소비하면서 폭리의 횡포에 시달리는 동시에 다원적 소비기회를 빼앗기고 있다.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제왕적 지위 때문인지 최고 통치권자가 직접 나서서 재벌총수 1인을 특별사면해주는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재벌체제의 개혁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정치적 민주화가 국가영역에 속해 있던 독재권력이 시민사회 영역에 속해 있는 정치주체들의 권력으로 바뀌면서 가능하듯이, 경제민주화도 시장독재자인 재벌권력이 시민사회 영역에 속해 있는 경제주체들의 권력으로 옮겨가야 비로소 실현된다. 말하자면 재벌기업의 소유집중 완화, 순환출자 금지, 업종제한 등으로 경제민주화가 올바르게 이루어지지 않다는 뜻이다. 재벌기업에 대비되는 중소기업, 시장기업에 대비되는 사회적 기업, 경영자에 대비되는 노동자, 생산자에 대비되는 소비자로 경제권력의 중심이 옮아갈 때 올바른 경제민주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제도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시늉으로만 하는 지금의 경제민주화 논의 방식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시민사회가 민주경제의 주체나서서 요구하고 쟁취하는 방식으로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헌법 제1192항이 규정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의미를 올곧게 해석하고 실천하는 조건이다.

Posted by 열린글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