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09

« 2018/09 »

  •  
  •  
  •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  
  •  
  •  
  •  

분양가상한제 폐지, 누굴 위한 것인가?

 

국토부가 양가상한제 폐지를 위한 주택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주택부동산 업계로 대표되는 시장세력들의 집요한 요구에 정부가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시장 세력들은 분양가상한제가 늘 반시장적이라고 비판했다. 솔직히 물어보자. 시장을 그토록 강조하는 업계는 과연 얼마만큼 시장의 원리에 맞게 주택을 생산하고 이윤을 취해갔는가? 국가가 제공하는 토지에다 소비자의 돈으로 주택을 값싸게 생산하지만, 주먹구구식 원가계산, 착취적인 하청, 금융특혜, 음성적 담합, 가격 부풀리기 등을 통해 사실상 독점적 이익을 취해가는 게 그간의 사업관행이었지 않나?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된 까닭은 바로 이러한 반시장적 행태 때문이다.

 

1977년 첫 도입 이래 분양가상한제는 폐지와 재도입을 수차례 반복해 왔다. 그간의 경험을 보면 분양가 자율화 실시 1, 2년 뒤면 늘 가격이 폭등했다. 1998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2006년까지 주택가격은 무려 3배 올랐고 2007년 재도입은 이런 배경 때문이었다. 현재의 가격 안정화에는 분양가상한제란 규제메커니즘이 일정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기제의 철수는 거시경제 호전과 맞물려 언제든지 가격 오름을 자극할 수 있다.

 

폐지론자들은 분양가격이 앞으로 터무니없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 강변한다. 이 주장은 우선 솔직하지 못하다. 그간 업계는 상한제로 수익성이 떨어져 사업을 제대로 못한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그래서 상한제 폐지는 분양가를 높여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그들의 다른 표현이었다. 자율화가 되면, 분양가심사제도가 있어도 공급자들은 고급 건축자재를 쓰고 간접비를 부풀리는 등 온갖 구실을 들어 가격을 올리려 할 것이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반복된 가격폭등은 이를 증빙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침체상황에서도 공급자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주택의 공급을 선호함으로써 시장 양극화는 물론 가격전반의 상승마저 불러올 수 있다.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 같다면 상한제를 굳이 폐지할 이유는 더욱 없다. 분양가상한제는 원가연동제와 연계되어 있어 사회적 통념에 맞는 생산비와 적정이윤을 반영하는 적정수준의 가격을 보장해 주고 있다. 실제 분양가는 표준건축비(+적정이윤), 감정평가에 의한 택지조성비, 가산비 등으로 구성되고 시장변동에 따라 조정되고 있다. 공급자가 지배하는 한국의 주택부동산시장에서 가격은 시장수요자보다 공급자의 우월한 지위를 반영하기 때문에 착한 시장가격이 자동적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분양가상한제는 이런 점에서 말없는 다수의 시장수요자를 대신하여 정부가 공급가격을 공공적으로 규제하는 장치다.

 

이번 분양가 상한제 철폐에 대해 주택시장 회복 등 정책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굳이 폐지하려고 하는가? 그럴듯한 명분들을 내걸고 있지만 업계의 민원을 들어주는 것 말고는 합리적으로 설명할 길이 없다. 이 정부의 주택부동산정책은 건설업계와 유주택자를 대변하는 것으로 일관되어 왔기에 업계의 마지막 민원인 분양가상한제 철폐도 이미 예정된 바였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근본 물음을 갖는다. 우리의 주택정책당국은 과연 누구를 위한 국가기관인가? 절대 다수의 국민인 소리 없는 주택소비자의 이익(, 집값안정, 주거복지)은 늘 이렇게 외면해도 되는가?

 

Posted by 열린글통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