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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2 14:19

개혁적 친시민 시장을 기다리며 2011년2011.09.22 14:19

조명래(단국대, 한국NGO학회장)

 

서울은 인구 천만의 대도시이고 대한민국의 권력 중심이다. 대한민국 심장부의 수장(首長), 서울시장은 그래서 늘 대권 도전을 시장직 이후의 정치적 행보로 두면서 시정을 이끌었다. 조순시장, 고건시장, 이명박 시장, 오세훈 시장 모두가 그러했다. 시장직을 중간 정거장으로 여기다 보니 시장의 눈높이는 시민의 것이 아니라 대권주자의 것에 늘 맞추어져 있다. 그 결과 주요 시정과제들은 시민들의 바람이나 요구와 관계없이 시장의 정치적 선호와 판단에 의해 결정되다 보니 추진과정에서 과도하게 정치화되는 현상이 필연적으로 나타났다. 시정의 과잉 정치화는 시민 없는 시정, 즉, ‘시정의 탈시민화’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은 이명박 시장과 오세훈 시장 때 유독 심했다. 지난 10년간 서울 시정은 실제 이런 식으로 되었다. 무늬뿐인 청계천 복원, 성과 없는 뉴타운, 돈 먹는 버스준공영제, 돈을 처바른 한강르네상스, 반대를 위한 무상급식반대, 부채의 급증(현재 25.6조원) 등은 ‘시정의 과잉정치화 혹은 탈시민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들이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 10년간 서울의 지방자치는 ‘헛 농사지은 격’이다. 문제는 그 피해가 온전히 시민의 부담으로 남는다는 사실이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오세훈 시장이 강행한 무상급식투표 비용 180억 원, 보궐선거비용 300억 원은 시정이 ‘과잉 정치화’되지 않았다면 지출이 불필요한 것이다.

 

이젠 지난 10년의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대를 마감하고, 이번 보궐선거를 계기로, 서울의 새로운 10년을 여는 새 시장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 시장 리더십 패러다임의 역사적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때라는 뜻이다. 지난 10년 시장의 리더십이 독선적이고, 토건개발에 치중하며 시정의 비용을 이후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그래서 통치하고 군림하는 유형이었다면, 앞으로 10년간 리더십은 이런 요소를 탈각하는 유형이 되어야 한다. 즉 민주적, 인본적, 지속가능한, 친시민적 유형의 리더십이 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서울시장의 새로운 롤 모델(role model)은 사람을 존중하고 시민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면서, 동시에 복마전 시정을 혁신시켜 낼 수 있는 두 가지 조건의 리더십을 시장이어야 한다. 비유를 한다면 1970년대 일본의 ‘혁신자치제’를 이끌었던 ‘개혁적이면서 친시민적인 리더십’이 향후 10년 서울을 이끌 시장의 리더십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리더십은 달리 말하면 ‘도시의 기본을 바로 세우는 데 적합한 역사적 소명의식과 민주적 역량’을 갖춘 리더십을 의미하기도 한다.

 

개혁적이면서 친시민적인 시장이 직면하게 될 일차적 시정개혁 과제는 토건개발에 치중했던 전임 시장이 남긴 각종 개발 딜레마를 풀고 정리하는 일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유형의 개혁과제가 있다. 하나는 현행 제도의 미비나 이해 당사자들 간의 갈등으로 추진이 쉽지 않은 각종 개발 프로젝트(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등)의 맞춤형 출구를 찾아주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전임시장, 특히 오세훈 시장이 추진했던 과제 전반을 접어야 할 것과 보완해서 발전시켜야 할 것으로 나누어 정리하는 일이다. 이명박∙오세훈 시정의 청산과 함께 새 시장은 서울시의 방만한 조직과 민주적 운영 시스템을 최대치로 개혁해야 한다.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저항이 적지 않겠지만 복마전 서울시의 개혁은 새 시장이 역사적 소명을 추진해야 할 과제다.

 

새로운 자치 제도 위에서 새 시장이 이룩해야 할 실질적 개혁은 토건개발 중심의 시정 의제를 육아·건강·돌봄·인권·공동체 등과 관련된 사람과 생활중심의 의제로 대대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의 재정, 인력, 조직역량 등이 사람 및 생활관련 시정과제에 우선 배정되고 투여될 수 있는 것이 규칙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람중심, 생활중심의 도시를 만든다고 해서, 대도시 서울이 갖추어야 할 경쟁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즉, 서울의 산업구조, 노동시장, 토지이용, 교통체계, 기반시설 등 도시 경쟁력과 생산성 기반을 한 단계 ‘레벨 업(level up)’하는 것도 새 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개혁과제다.

 

이러한 개혁에는 필연적으로 많은 재정이 소요된다. 하지만 저성장으로 인해 시 재정 소소가 빠르게 소진하면서 시 재정구조가 지금 보다 더 취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시 재정의 중장기적 건전성 확보가 새 시장의 리더십을 테스트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재정 건전성은 시정을 얼마만큼 민주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즉, 시정전반에 자치민주주의가 스며들 때, 이의 총합적 결과로 재정의 건전화는 자동적으로 실현된다. 시정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시장의 권한이 하급기관으로 대폭 이양되고, 주요 시책 추진에서 시민의 참여적 의사결정을 의무화하며, 의회를 통한 시민의 대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의회참여제도가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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