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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7 14:57

경제위기론의 ‘위기’ 2008년2010.09.27 14:57

<경향신문> 칼럼 글/2008.7.9

경제위기론의 ‘위기’


조명래(단국대 교수)


장사하는 사람들은 늘 ‘장사가 안 된다’고, 국민들은 늘 ‘경제가 안 좋다’고, 보수언론들은 늘 ‘경제가 위기’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최소한 참여정부 시절 이 세 가지 고약한 입버릇은 잘 맞아떨어졌다. 때문에 국민들은 결국 경제대통령을 선택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경제대통령은 ‘경제 위기론’을 쉽게 말하는 입버릇을 가지고 있다. 취임 때도 그랬고, 어느 장·차관 회의에선 무려 16번을 그랬으며, 근자엔 촛불시위의 부정적 영향을 말하면서 그랬다.


정치적으로 조작된 위기론


10년 전 ‘외환위기(IMF)’에 대한 악몽 때문에 경제위기란 말만 나와도 국민들은 과민 반응을 보인다. 국민의 ‘위기 과민증’은 정치적 효과를 얻기 위한 손쉬운 조작 대상이 된다. 가령 참여정부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보수신문들은 5년 내내 ‘경제위기’를 대서특필함으로써 민심이반을 부추겼다. 보수신문들의 이러한 자극에 국민들은 조건반사적 반응을 보였고, 그 반응의 연장이 곧 경제대통령의 자동선택이었다.


정치적으로 조작된 경제위기론은 경제현실을 왜곡시키고, 그 비용을 국민에게 떠넘긴다. 가령 참여정부 동안 성장률·무역수지·외환보유액·상장기업의 수익률 등의 경제지표는 대개 녹색을 띠었지만 보수신문들은 늘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그래서 나라 안에선 경제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치솟는 동안, 나라 밖에선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높였다. 그 결과 한 때 국내투자자들은 주식을 헐값에 내다파는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를 헐값에 사들여 국부유출을 우리 스스로 부추겼다.


조작된 경제위기론은 진짜 경제위기를 보지 못하게 한다. 가령, 보수언론들은 외환위기 전 외국 언론들의 위기 지적을 국수주의 관점에서 일축했다. 이런 행태는 지금 더 노골적이다. 이를테면, 거시경제 지표에 모두 빨간 불이 들어 와 있지만 보수신문들은 이것이 곧 ‘경제대통령 하에서 초래된 경제위기’임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들 신문은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이를 남의 탓으로 돌리고 또한 그렇게 해서 정부의 책임회피를 도와주고 있다. 말하자면 지난 정부에서 경제위기론은 진보정권을 정치적으로 흠집 내기 위한 것이라면, 새 정부에서는 경제대통령의 실책과 무능을 정치적으로 은폐하기 위한 것이다. 경제위기로 표현되는 2008년 상반기 경제상황 성적표는 당초 약속한 ‘747’과는 분명 거리가 멀다. 이것만으로도 경제대통령의 역량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경제위기론의 제기를 통해, 그는 본인의 의지나 역량과 무관한 국제 원자재값 폭등과 같은 외부요인으로 위기의 원인을 돌리고자 한다.


경제실책·무능 은폐하는 것


현재의 경제 상황은 분명 어렵다. 7% 성장을 위해 고환율정책을 편 결과 원자재 값 폭등, 소득 정체, 소비 감소, 투자 위축, 고용 축소 등으로 이어지는 경제 침체가 발생했다. 한국의 최근 물가가 일본과 대만보다 3배 이상 폭등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최근에는 촛불시위까지 경제를 어렵게 하는 탓으로 돌린다. 요컨대 정치적으로 조작되는 경제위기론은 경제가 진짜 위기일 때 위기임을 은폐하고 위기가 아닐 땐 위기라고 과장함으로써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한다. 위기는 바로 경제위기론에 있다.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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