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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7 14:59

녹색성장의 함정 2008년2010.09.27 14:59

경제칼럼
녹색성장의 함정
                                                                                                     

지난 8·15 경축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발전의 비전으로 선포했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고, 토건 정부로 비난을 받던 이명박 정부가 이제야 제대로 된 국가 경영의 길로 접어들었구나 하는 안도감마저 들게 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녹색성장’임을 설파해 온 입장에선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문제는 어떠한 녹색성장이냐는 것이다.

李대통령의 ‘토건적 환경관’

녹색성장은 단순히 환경을 배려하거나 이를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정도의 경제성장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소비행태로부터 기업경영, 산업구조, 공공정책, 권력구조 등 전반이 친환경적인 것으로 재편되는 변화가 함께 따라갈 때 ‘진정한 녹색성장’이 가능하다. 이러한 ‘녹색’ 변화는 환경을 위해서만 아니라 삶의 질 향상, 기술 혁신력 향상, 에너지 효율성 제고, 대외 경쟁력 강화, 민주적 정치시스템의 강화 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의 성장시스템은 녹색성장과 거리가 멀다. 가령, 우리나라의 에너지 효율성을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아 일본의 3분의 1 내지 4분의 1에 불과하다. 일본에 비해 우리가 활동단위당 에너지를 3배 내지 4배를 더 쓴다는 이야기다. 이는 장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 보는 시스템이고, 또한 노폐물을 더 많이 발생시키는 시스템이다. 경제도 환경도 안되는 성장시스템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녹색성장을 위한 노력이 없었느냐 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환경정책은 환경과 경제의 상생, 즉 ‘투 에코스(two Ecos)’ 정책을 중심으로 해서 추진되어 왔던 터다. 그러나 현실은 녹색성장으로부터 갈수록 멀어졌다. 환경과 경제의 상생을 전제로 했지만 정부정책은 늘 경제를 우선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녹색성장의 함정, 즉 경제 제일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분명 의문이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강한 토건국가 성향을 그대로 둔 채 녹색성장을 하자는 것은 녹색을 무늬로만 두고 경제중심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뿐이다.

서울시장 시절 이 대통령은 환경을 구실로 청계천 복원을 추진했지만 기실 환경보다 도심경쟁력 회복이란 경제가치 구현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했다. 대운하 건설도 ‘지구온난화 해소에 도움된다’는 명분으로 추진했지만 자연으로서 강은 물류개선이나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가치 구현을 위한 도구로만 여겼다. 그에게 환경과 자연은 오로지 돈이 되는 개발의 대상일 뿐이다.

‘성장’ 우선으로 무늬만 ‘녹색’

그의 이러한 환경관은 성장시대 토건회사 최고경영자(CEO)로 익힌 ‘토건적 환경관’이라 할 수 있다. 환경을 존중하는 듯하지만 녹색가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환경을 경제에 종속시켜 유기적인 훼손을 초래하고, 그에 따라 발생하는 중장기적 비용을 후세에게 전가하는 것을 정당하게 여기는 입장이 곧 토건적 환경관이다. 녹색성장이 도구적 환경관에 기초하여 추진되면 토건적 성장의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경제나 환경에도 모두 해악이 된다. 녹색성장의 토건적 함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국민이 초록의 눈을 가지는 것이다.

<조명래 | 카자흐스탄·경영경제대학 교수>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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