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0

« 2019/10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2010.09.27 14:59

미국의 위기, 한국의 위기 2008년2010.09.27 14:59


<여성신문>칼럼글/2008.9.22

미국의 위기, 한국의 위기

조명래(카자흐스탄 경영경제대학 교수)


 오늘날 세계자본주의는 금융자본이 지배하고 이끈다. 금융자본은 실물경제라 부르는 산업자본이 생산한 가치를 다양한 방식(대부, 주식투자 등)으로 뜯어내 스스로를 증식해 간다. 금융자본의 발전은 그래서 경제적 삶 전반에 돈의 올가미를 덮어씌우는 경향을 동반하고, 국가는 ‘시장(금융)의 자유’란 구실로 이를 수수방관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금융자본이 세계를 거리낌 없이 지배하는 것을 표방하는 시장근본주의를 뜻하고 미국은 그 파수꾼 노릇을 하고 있다. 최근 미국계 다국적 투자은행들의 줄도산은 미국 금융자본주의 심장에, 나아가 금융자본을 매개로 한 세계 헤게모니에 이상이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미국으로선 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겪는 금번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떠받쳐 온 ‘시장근본주의’의 모순에서 비롯된 것이다.

 1990년대의 IT(실물경제) 거품이 빠지자 월(Wall)가의 금융기관들은 부동산과 파생금융상품의 거품을 만들어 엄청난 호황을 누렸지만, 그 이면에선 신용부실과 리스크가 쌓여갔다. 2002년부터 2006년 사이 미국의 가계 대출은 연간 11% 씩 증가해 경제성장률을 앞섰고, 금융기관의 차입도 10%씩 늘었다. 2000-2005년 사이 미국의 주택시가 총액이 50%나 증가했는 데, 돈 흐름의 대부분은 바로 대출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고용창출이나 소득증가와 같은 실물경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자 대출 부실화와 그에 따른 집값 거품붕괴, 그리고 채권 부실화에 의한 파생금융상품 거품붕괴 등으로 이어지는 금융위기가 발발했다. 위기를 촉매한 것은 금융자본의 도덕적 해이, 즉, 금융자본이 주도한 시장방임주의였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그 끝이 보이지 않은 채 세계적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은 금융위기에 어느 신흥시장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의 증시 규모가 크고 높은 환금성으로 다국적 금융자본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용경색에 빠진 미국 금융자본들이 해외 증시에서 돈을 본격적으로 꺼내기 시작하면 국내의 주식시장·채권시장·외환시장은 급격하게 요동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위기는 이러한 외부고리를 통해 당장 나타나기보다 내부의 부실고리와 결합하여 시차를 두고 장차 폭발할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미국의 금융부실이 부동산 거품붕괴에 의해 촉발되었듯이, 부동산 담보대출이 229조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실물경제 성장부진과 맞물러 집값거품이 꺼지고 대출상환 실패가 도미노를 이루면 한국의 금융위기는 언제든지 발발할 수 있다. 특히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넌스(PF)’ 대출 부실화는 금융위기를 촉발할 뇌관으로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실물경제 성장없이 부동산 거품을 조장하는 정책, 즉 개발이익을 추구하는 토지주택개발이 지속되어 부동산 부문으로 돈이 계속 몰리면 한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대운하 건설, 수도권 규제완화, 주택500만호 공급을 위한 그린벨트해제, 도심개발, 신도시 건설 등 현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토건적 개발정책은 이런 류 위기를 준비하는 것에 다름없다. 

 한국의 위기는 이렇듯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 부분이면서 한국의 토건자본주의 위기가 중첩된 것으로 현재의 위기이면서 동시에 미래의 위기이다. 따라서 현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신자유주의 망령을 쫒는 거창한 성장 보다 위기로부터 자유로운 국민의 삶을 보장해주는 일이다. 이를 위해 ‘토건적 개발정부’ 모습을 먼저 버려야 한다. <끝>

Posted by 열린글통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