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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5. 09:59

박원순표 주택정책을 위한 변호 2011년2011. 12. 5. 09:59


[기고]박원순표 주택정책을 위한 변호

[경향신문] 2011년 12월 02일(금)

‘공공성을 너무 강조하면 재건축 사업이 원활하지 않아 주택공급이 떨어져 서민들이 결국 서울 밖으로 쫓겨난다.’ 이런 이유를 들어 권도엽 국토부 장관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택정책이 친서민적이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서울인구 1000만명을 수용하려면 현재 주택수 350만가구를 500만가구로 늘려야 하는 만큼, 공공성을 내세워 재건축 발목을 잡지 말라는 경고가 진짜 속내다.

권 장관은 주택왔다. 박 시장에게 던진 고언에도 이 입장이 강하게 배어 있다. 국토부의 설명도 ‘주택시장은 현재 박원순 쇼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충격을 받고 있는 상황을 경계한 것’이란다. 시장의 쇼크를 걱정하는 걸 나무랄 수 없지만, 국민의 공복이 시장만 대변하는 건 옳지 않다.장관의 말대로 ‘재건축이 원활하게 추진’되면 집값이 떨어지고 서민들은 주택을 갖게 되는가? 지금까지의 경험은 결코 그렇지 않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정비사업으로 지역 내 소형주택은 멸실되고 중대형주택으로 바뀌면서 주택수는 오히려 줄어든다. 새로 지은 주택은 넓고 비싼 집이 대부분이어서 저소득층이 살 수 있는 싼 집이나 셋집의 씨가 마른다. 이러니 세입자를 포함한 원거주민들의 재정착률이 10%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면 철거식 정비는 사람을 쫓아낼 뿐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삶의 공간마저 파괴한다. 부동산 시장 불황과 맞물려 주민들조차 이 같은 재개발·재건축을 원치 않고 있다. 도대체 이러한 정비방식이 어떻게 해서 친서민적인가?

공급에 대한 과신도 적절치 않다. 서울의 주택정책은 더 이상 양적 공급 확대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 2010년 통계청 인구센서스 자료에 의하면, 2005년과 2010년 사이 총주택수는 298천가구 증가했다. 그 덕분에 주택 보급률도 93.7%에서 97.0%로 높아져 주택의 절대적 부족상황은 이젠 극복되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자가 보유율은 50.4%에서 51.3%로 0.9%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는 주택공급을 늘려도 무주택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 않았음을 뜻한다.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27%는 주택 마련이 불가능한 계층인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 전국 평균의 2배 이상이 되는 서울에서는 그러한 계층이 더 많다.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려왔어도 전국 평균 10%를 웃도는 50% 가구가 세입자로 살고 있는 상황이 고착된 지 이미 오래다. 공급의 양적 확대만이 능사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서울시 주택정책은 집을 공급해도 집을 살 수 없는 전체 가구 50%의 주거안정을 기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이 점에서 전면 철거 형태의 주거 정비방식 대신 임대주택 8만가구 건설 등 세입자 정책에 초점을 맞춘 박원순 시장의 주택정책 방향은 옳다. 연간 2만5000가구의 공공 임대주택 공급은 과거 5년간 연평균 6만가구 주택공급분의 40%에 해당한다. 공급시장을 공공이 주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공공주도로 저렴주택 및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선 기존 재건축·재개발은 필히 재검토돼야 한다. 이를 그대로 둔 채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은 불가능하다.

현행 재건축·재개발 제도가 문제가 많은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래서 새로운 도시재생방식을 마련하려고 국토부가 애쓰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주무 장관이 ‘주택공급을 전제로 한 재건축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서울시에 주문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 국토부가 해야 할 일은 서민주거안정에 걸림돌이 될 도시정비제도나 임대차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것이 지자체가 서민주거정책을 제대로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길이다.

<조명래 | 단국대 교수, 환경정의 공동대표>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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