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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7 14:47

반값아파트의 진실 2007년2010.09.27 14:47

 <경향신문>시론 글/2007.10.19

반값아파트의 진실


조명래(단국대 교수)


 반값아파트가 실수요자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자 정치적 책임 공방이 뜨겁게 일고 있다. 실효성이 없는 포퓰리즘적 정책으로 그 실패가 처음부터 예정되었다는 것이 정부여당의 입장이라면, 사기분양이 되도록 의도적으로 꾸몄다는 것이 야당의 해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방 속에는 반값 아파트의 진실이 가려져 있다.

 반값아파트는 엄청난 폭리를 취하는 분양방식을 달리하면 분양가가 반으로 준다는 이치를 담고 있다. 정부가 토지를 가진 채 임대만 하는 토지 임대부 방식은 땅값만큼이나 분양가격을 낮추어 주고, 정부에게 되파는 환매조건부 방식은 미래의 시세차익을 포기하는 대가로 분양가격을 대폭 낮추어준다.

 전자는 토지주택을 공공(복지)재로의 전환을, 후자는 토지주택에 발생하는 투기적 이익의 사회화를 각각 전제한다. 양자는 모두 ‘토지주택의 탈상품화’를 위한 장치이면서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방안들이다. 영국, 스웨덴, 싱가포르 등에서 볼 수 있는 국민들의 주거안정은 전체주택의 일정부분(약 20-40%)을 시장에 맡기지 않는 것(예, 공공자가, 공공임대)으로 운용하는 제도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반값아파트의 진실은 ‘분양가격이 반이다 아니다’에 있는 게 아니라, 주택의 탈상품화를 통해 주거약자를 도우면서 주택시장을 조절하는 가능성 여하에 있다. 97%의 주택이 시장을 통해 거래되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원리의 주택정책은 참으로 필요하다. 말하자면, 토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 방식을 활용하는 반값아파트는 우리의 주택정책 패러다임을 바꾸는 실험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시장주의의 맹신과 오해로 이러한 정책의 도입은 좌초될 처지에 있게 됐다. 주거복지를 내세우는 참여정부조차 ‘반값아파트가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첫 걸음’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포퓰리즘적 정책의 예정된 실패’로만 치부하고 있다.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다.

 반값아파트 시범사업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진짜 이유는 ‘반값 아파트가 반값이 아니라 오히려 더 비싸다’는 판단이다. 토지임대부 아파트의 가격은 건축비에 해당하는 55%에 수준이지만, 토지의 시장가격을 시장이자율로 계산한 토지임대료를 포함시키면, 실제 일반분양가를 넘어선다. 환매조건부 분양가도 소비자가 시세차익을 포기하는 만큼 생산자(주공)도 개발이익을 포기하고, 공공재원(예, 국민주택기금)이 투입된 만큼 복지재로 간주되었다면, 현재 시장가격의 90% 수준 보다 훨씬 낮게 책정되었을 것이다. 20년 동안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어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90% 수준은 사실 일반분양가를 넘어서는 것이 된다.

 이렇듯 이 두 방식에 의한 분양가가 기존방식에 의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으니 양적으로 반값이 안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심지어 일반 분양가를 넘어서는 수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사업규모도 작고 입지도 외진 곳이다 보니, 투자매력은 물론이고 주거매력 마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번 시범사업은 주거복지를 위한 토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의 진정한 조건을 전혀 구비하지 못한 채, 무늬로만 추진되었고, 그 결과 누구도 찾지 않는 반값 아파트만 생산했다. 이는 ‘예견된 실패’가 아니라 ‘유도된 실패’다. 말하자면, 반값 아파트가 짝퉁이 된 것은 주거복지를 지향하는 정부의 철학결핍과 제도적 준비부족에 의해 유도된 결과다. ‘반값 아파트 실패’의 진실은 여기에 있다. <끝>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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