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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3 10:13

성미산 마을을 아시나요? 2010년2010.11.23 10:13

새마을 신문 칼럼글 /2010.11.22

성미산 마을을 아시나요?

조명래(단국대 교수)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 역에서 내려 서쪽으로 20분 걷다 보면 한적한 주거지 뒤편으로 마을 숲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66m 높이의 성미산이다. ‘성미’ 혹은 ‘성매’는 성처럼 둘러쳐져 있다 뜻이다. 성미산을 정점으로 남사면으로 반경 1km로 흩어져 있는 곳을 성미산 마을이라 부른다. 매년 2000여명의 외지인이 찾아올 정도로 성미산 공동체는 유명하다. 최근엔 미국 하바드대생과 싱가포르대 교수 팀이 다녀갔고 일본에서는 매년 7-8개 팀이 찾아온다고 한다.

성미산 마을은 치밀한 그물망 조직이다. 공동체육아조합인 어린이집, 방과 후 어린이집, 대안학교인 성미산 학교, 두레생활협동조합, 유기농카페(작은 나무), 동네부억(반찬가게), 장애인 자활센터, 성미산 밥상(식당), 되살림(재활용)가게, 성미산 극장, 마을아카이브 등의 공동체 시설들이 마을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보이지 않는 조직들도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성미산 대동계, 차두레(카세어링조합), 한땀 두레(봉제조합), 멋진 지렁이(음식물 퇴비화 프로), 비누두레, 마포 희망 나눔, 성미산 FM, 두루(지역화폐), 성미산 배움터, 성미산 축제 등이 그러하다. 이밖에 음악, 춤, 그림, 스포츠 등 동네 사람들이 함께 하는 문화여가 동아리도 50여개가 있다. 최근엔 ‘소통이 있어서 행복한 주택 만들기’가 시도되고 있다. 뜻 있는 마을 회원들이 조합을 만들어 소통하며 사는 공동주택을 짓는 것이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조합주택이다.

1994년 20여 가구가 모여 육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을 만든 게 성미산 마을 만들기의 출발점이었다. 그 후 함께 살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논의하고 합의해 다양한 협동 동아리를 만들어 온 게 지금의 성미산 마을의 모습이다. 거미줄 같은 활동망 중심은 2001년 100명으로 시작해 현재 300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마포 두레생협이다. 여기서 가지를 쳐서 나와 만들어진 게 ‘작은 나무(까페)’, ‘성미산 부억(반찬가게)’, ‘성미산 밥상(식당)’, ‘되살림(재생)가게’, ‘한땀 두레(봉제공장)’, ‘성미산 대안학교’ 등이다. 대안학교는 마을회원들이 별도의 조합을 만들어 30억 원을 대출받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통합대안학교다.

두레생협의 연간 매출은 40억 원이고 이의 20% 정도가 조합원들에게 배당금으로 돌아간다. 여기에 다른 사업체까지 합치면 전체 매출액은 줄잡아 50-60억 원 이상이 될 터인데, 파급효과로 치면 수백억 원에 해당한다. 생겨난 일자리만도 150여개다. 일상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인 1000여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결코 적지 않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규모다. 필요한 것을 지역 내에서 생산하고 지역고용에서 얻은 소득으로 소비하는 과정이 구축된 덕택에 성미산 마을은 자립순환적인 경제를 내부화하고 있다.

이는 지역주민들이 더불어 살아가면서 서로의 필요에 의해 함께 힘을 합쳐 만들어 온 것의 결과다. 일상의 단순한 욕구들을 조합이란 틀로 모아 해소하면서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고 문화적 삶의 기회를 만들며, 나아가 함께 다스리는 자치공동체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가능성과 성공의 요인을 키워드로 정리한다면 ‘자발성’, ‘소통’, ‘숙의’, ‘협력’, ‘지속성’, 다섯 글자로 응축할 수 있다. 내가 사는 동네, 내가 참여하는 마을운동, 마을(생활권)단위를 근간으로 하는 지자체의 도시계획에 과연 이러한 키워드가 제대로 녹아 있을까? 신자유주의 지구화시대 공동체는 미래사회의 대안이라고 일컫는다. 성미산 경험은 이 점에서 한국사회의 미래를 어떻게 열어 가야 할지에 관한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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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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