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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포럼칼럼/2008.7.23


성장동력 초점 맞춘 국토계획이어야


조명래(단국대 교수)


이명박 정부가 지역발전정책의 골격을 드러냈다. 실용정부답게 ‘실질적인 지방 발전’을 만드는 것이지만, 풀어보면 크게 세 가지를 담고 있다. 첫째, 전국을 광역경제권으로 나누고 이 단위를 중심으로 ‘산술적 균형발전’이 아닌 ‘특색 있는 지역 발전’을 이끈다. 둘째, 논란이 된 ‘행정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의 건설 추진은 계속하되 대폭 보완해 광역경제권 개발과 연계시킨다. 셋째, 기업의 지방 이전과 이를 통한 지역 발전을 이끌기 위해 개발권이나 세금 감면 등과 같은 유인책을 제공한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균형발전과 대립각을 내세우는 데 급급했지, 내놓은 정책에는 차별성도 알맹이도 없다. 아마 지방(균형) 발전에 대한 정치적·정책적 의지가 과거 정부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광역경제권이 차별적이라면 차별적이지만, 이도 국토계획에서 줄곧 사용돼 왔던 것으로, ‘도상(圖上)의 권역’ 이상으로 경제 활동을 실제 구획 짓는 공간 단위로 기능하지 못한다. 제2차 국토계획의 4대 경제권, 제3차 국토계획의 5대 광역도시권, 제4차 국토계획에서 시·도권역 등은 광역경제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광역경제권이 단순한 권역 구분 이상으로 실효성 있는 공간 단위로 기능하기 위해선 내부적으로 정치적·경제적 응집성과 통합성을 가지고 있거나 정책적으로 이를 작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제시된 정책 수단들은 이를 뒷받침해주지 않는다.


균형발전은 장시간을 요한다는 면에서 행정복합도시·기업도시·혁신도시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이 정부의 결정은 일단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동안 많은 문제를 제기해 왔던 입장에 비해 사업에 대한 보완 내용은 부실하기 그지없다. 가령, 혁신도시는 그 필요성이 분명하지만 충분한 검토없이 추진돼 왔던 것이 사실이어서, 백지 상태에서 투명하게 재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당한 추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러한 ‘보완’ 없이 계속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기실 지방으로부터 정치적 저항을 무마하기 위한 것 이상이 아니다. 혁신도시가 지방 경제의 성장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성장동력’을 창출할 견고한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가져가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제시된 정책 수단들은 이를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기업도시·행정복합도시에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소재 기업의 이전을 통한 지방 육성은 수도권과 지방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정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개방시대 진정한 지방 경제의 육성은 지방에 소재한 기업(자본)과 인력(노동)이 혁신력과 경쟁력을 갖추는 데 달려 있다. 이 점에서 이 정부 지역발전 정책의 치명적인 약점은 지방이 내부로부터의 역량을 갖추면서 다른 지역과 경쟁하는 지역 성장 관점과 전략을 결여하고 있는 점이다. 말하자면, 지방의 경쟁력을 그토록 강조하면서도 어떠한 경쟁력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에 관한 문제에 대해선 소홀하다. 통합유럽은 이미 1990년대부터 지역정책의 목표를 균형발전에서 ‘지역 역량 증진’으로 바꾸었다.


이 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이 이렇게 된 까닭은 지역 성장에 관한 실체적인 고민보다 직전 노 정부와의 정치적 차별화와 같은 주변적 문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령, 이 정부가 이번 발표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 발전’이란 원칙만 언급했던 것은 규제 완화의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되살리기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라면, 지방과의 상생이 전제되는 수도권 규제 문제를 현실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로드맵을 분명히 제시했어야 했다. 요컨대, 이 정부가 주장하는 ‘실질적 지방 발전’은 ‘경제를 되살리는 지방 발전’일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은 실질적 지방 발전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이는, 경제(즉, 지역 발전)를 정치로 풀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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