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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4 11:26

운동정치’ 방식의 ‘신분권운동’ 2011년2011.05.04 11:26


시민사회신문 시론(2010.5.2)

운동정치’ 방식의 ‘신분권운동’

조명래 단국대 교수, 한국NGO학회장


그 동안 지방분권은 중앙권력이 우는 아이(지방)들에게 과자 몇 개 나누어주는 식, 즉 시혜적 분권으로 일관해 왔다. 자치분권이 이렇게 힘든 까닭은 권력집중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추진된 분권을 보더라도 중앙집권 하의 권력문제는 그냥 둔 채 자치행정을 기술적으로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둬왔다. 비권력적 방식으로 자치분권은 죽었다 깨나도 어렵다.

그러나 자치분권을 필요로 하는 일상 삶의 영역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일상 민주화를 담보할 진정한 분권 없이 한국사회의 민주화는 더 이상 진척될 수 없다. 권력의 분산과 평준화 없이 날로 확대되는 한국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할 수 없다. 지방의 (자치)역량 강화 없이는 지구화 시대 국가 경쟁력이 강화될 수 없다. 이 모두는 한국사회의 선진화를 위해 진정성 있는 새로운 분권, 즉 ‘신분권’이 필요함을 강조해준다.

신분권운동은 중앙정부의 업무나 행정기능의 이양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게 아니라 중앙권력의 포기와 지방 권력의 강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관철시키는 사회운동이다. 즉, 중앙정부의 시혜적 권력 배분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지방 내부로부터 권력화를 지역주체들이 자의식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통해 한국사회의 권력구조를 공간적으로 민주화하는 것이 신분권 운동의 목표다. 지방의 권력화는 지방주권의 확립으로 결실을 맺어야 하며, 그 출발점은 일상세계의 권력화, 즉 생활자치분권에 있다.

올바른 자치분권은 국가권력이 두 가지 축을 따라 움직이는 것을 전제한다. 중앙에서 지방으로, 국가영역에서 비국가영역(특히 시민사회)으로 국가권력의 동시적 이전과 분산이 이루어져야 제대로 된 자치분권이 가능하다. 이러한 권력이동의 종착점은 지방 시민사회의 엠파워먼트(empowerement)다. 신분권 운동은 바로 국가와 시장 중간에 있는 지방의 시민사회를 주무대로 하여 주민 자치권 확대를 통해 지자체의 민주화, 나아가 주민자치제를 실현하고자 한다. 생활자치분권은 지방시민사회를 배경으로 강화된 주민자치제의 다른 모습이다.

신분권운동은 운동의 층위가 중앙 아니라 지방이고, ‘기관’자치권이 아니라 ‘주민’자치권의 확대를 통해 제왕적 단체장 중심의 관료적 지방자치제를 혁파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선 시민정치운동의 흐름과 지방자치제도 개혁의 흐름을 결합하는 ‘운동정치(movement politics)’ 방식으로 신분권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이는 독일의 녹색당이 풀뿌리 지역운동으로부터 출발하여 제도정치영역으로 들어가면서 정치체제의 개혁을 이끌어내고자 했던 실천방식과 같은 것이다.

운동정치방식으로 신분권운동이 되려면 주민을 대리하며 매개하는 중간지원조직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는 주민일상영역과 제도정치영역을 연결하는 역할자를 말하며, 일본의 지역정당이 이에 가깝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 가나가와현의 생협을 중심으로 결성된 ‘가나네트’를 들 수 있다. 지역생협-의원-의회-주민을 엮는 ‘가나네트’란 조직은 일종의 (제도화되지 않는) 지역정당과 같은 역할을 한다. 생협 조합원들이 직접 뽑은 지방의원들이 네트를 형성하고 연결하는 핵심 역할자다.

신분권운동은 지금과 같은 탁상행정식 분권이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이해관계를 공민적 이해관계로 조직하고, 이를 자치제도 속에 실제 구현해내는 현장식 분권을 추구한다. 자치의 현장에서 주민 혹은 중간지원조직의 중요한 파트너는 지방의회다. 유권자인 주민과 주민을 대리하는 의회와의 실질적 협력과 유대를 통해 주민자치권이 자치제도 공간으로 침투하도록 하는 게 신분권운동의 중요한 내용이 된다.

신분권운동은 주민자치권을 일상제도로 구축하기 위해 ‘동네 자치’ 혹은 ‘근린자치’의 제도화를 추구한다. 이는 근린자치제가 지방자치법 상의 합법적 자치단위로 지위와 권한을 구체적으로 부여받는 것을 전제한다.

영국식 주민자치제 원리를 따르는 근린자치제는 주민대표들로 구성되는 근린의회 중심으로 기능하되 근린단위의 공공 서비스에 대한 예산권, 집행권, 의결권이 부여된다. 근린자치제가 도입되면 한국의 지방자치제는 기관자치제와 주민자치제의 이원구조를 이루게 된다. 신분권운동의 종착역은 바로 풀뿌리 자치제를 지방자치공간에 뿌리내리게 하여 지방주민들의 자치권을 실현해내는 데 있다.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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