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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7 15:00

위기의 진정한 대응 2008년2010.09.27 15:00

<경향신문>경제칼럼 글/2008.11.2

위기의 진정한 대응


조명래(단국대 교수)


 지난 10월2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외환위기는 단연코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언급한 터라 국민들은 그 말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경제대통령을 내세운 그가 대통령이 된 뒤 경제가 오히려 곤두박질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무슨 말을 믿을까? 누가 지금의 상황을 ‘위기’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나?

 

 위기가 아니라는 주장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하나는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숨기는 것이다. 현 정부는 후자의 유형에 속할 것이다. 위기를 숨기는 것은 위기를 키우는 것과 진배없다.

 

 현 위기는 대외변수가 배경이 되었지만 기실 그 씨앗은 현 정부 하에 빠르게 틔워졌다. 세계경제는 이미 수년전부터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폐단을 엿보이기 시작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뒤늦게 신자유주의식 성장정책을 펴는 데 열중이다. 747성장을 위한 감세, 규제완화, 금리인하, 금산분리완화, 부동산세제 완화, 토건개발, 고환율 정책 등이 그러하다.

 

 세계적인 경기변동의 흐름을 읽은 안목이 이 정부엔 없었거나 아니면 애써 피하고자 했을지 모른다. 경제위기설은 현 정부의 초반부터 붉어졌고 9월이 가까이 오면서 나라 안팎에서 요란스럽게 들렸지만 정부는 음해세력들의 날조로 몰아붙였다. 그러는 동안 미국발 금융위기란 태풍을 맞으면서 ‘과도한 단기외채와 가계부채’, ‘은행의 비정상적인 예대율’, ‘환율폭등과 유동성 부족’ 등 위기의 속살이 드러났다.

 

 위기를 숨기고 싶어 하는 마음에선 위기의 속살을 덮으려 했을 터였고 처방도 그런 만치 땜질일 수밖에 없다. 선제적 조치라고 풀어 놓은 ‘대규모 감세’, ‘재정지출 확대’, ‘규제완화’ 등이 바로 그렇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대응 방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이는 정치적 저항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MB 공약 보따리’를 풀어 놓은 것의 일색이다. 이 중 대표적인 예는 부동산 버블을 되살리려는 재정지출과 각종 개발규제의 대대적 후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부동산 버블 붕괴에서 비롯됐음을 염두에 둔다면, 정부의 현 위기대응은 장차의 한국발 금융위기를 준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국의 현 위기는 안으로부터 키운 특징이 강하지만 세계적 위기와 맞물리면서 그 경계가 애매해졌고 또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크게 보면 현 위기는 지난 한 세대 동안 풍미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파열이다. ‘레이건-대처리즘’의 종언을 의미할 정도로 위기는 체제의 깊은 모순을 반영한다. 그래서 시스템이 안정화될 때까지 위기의 여진은 최소 2-3년간 계속되리라 본다.

 

 세계적 흐름에 깊숙이 연루되어 있는 한국의 위기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스템이 조정되는 동안 더욱 위태로울 수 있다. 위기대응은 장기적이면서 종합적으로 접근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집권세력은 먼저 위기의 ‘내 탓’을 국민들에게 솔직히 시인해야 한다. 감세나 규제완화 등 신자유주의식 처방은 과감히 버리고 규율, 공공성, 재분배 등 ‘지구공동체주의’를 표방하는 새로운 처방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위기의 초당파적 대응을 위해선 거국내각이 구성돼야 한다. <끝>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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