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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경제칼럼 글/2008.8.12

주*토공 통폐합,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조명래(단국대 교수)


 후보시절부터 이명박 대통령은 공기업을 손 볼 채비를 단단히 했다. 그에게 공기업은 부실덩어리이고 ‘주인을 찾아주는’ 민영화가 최고의 처방으로 여겨졌던 것 같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공기업 선진화 대책에는 그래서 ‘민영화 만능주의’가 엿보인다. 여기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다. 공기업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사실과 공기업이 맡아야 할 ‘공공성’에 관한 오류다. 1차 선진화 대상에 포함된 주공과 토공의 통폐합안에도 이러한 오류가 감지된다.

 주공과 토공은 성장기 동안 국가를 도와 주택과 토지의 대량공급을 위한 역할을 해오는 동안 공기업 중에서 대표적인 업무중복과 확장문제를 드러내 왔다. 그래서 그간  통폐합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번번이 미봉책인 기능조정으로 끝났다. 이렇게 된 까닭은 이해당사자들이 사안을 정파적으로 다루어 왔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시절 그토록 반대했던 한나라당은 현재 집권당으로 통폐합을 적극 찬성하고 있다. 주무부서인 국토부도 마찬가지다. 토공과 주공도 지지와 찬성의 입장을 상황에 따라 바꾸어 왔다. 문제는 주공과 토공의 통폐합 논의에 주인인 국민이 없다는 점이다. 지금도 토공과 주공 사이의 이전투구만 보인다. 

 소모적인 정파적 대립으로 점철해오다 보니, 토공과 주공의 통폐합을 이야기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통폐합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양 공사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 때문이다. 같은 사안도 입장에 따라 달리 해석된다. 가령, 6차례의 통폐합 논의가 기능조정으로 끝나는 것에 대해, 통폐합 반대 측은 양 기관의 특화를 강조하는 것으로, 찬성 측은 통폐합이 궁극적인 답이란 것으로 해석한다. 전문연구기관의 결과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결과가 ‘단기적인 기능조정과 장기적인 통폐합’을 제시하고 있지만, 반대 측은 전자를, 찬성측은 후자를 일방적으로 강조한다.

 정부가 내놓은 통폐합안도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모아 결정한다’고 하면서도 기능조정도 방안이 될 수 있음을 단서로 달고 있다. 이번에도 기능조정으로 끝나면 수년 뒤 정권이 바뀌면서 또 다시 통폐합이 요구될 것이다.

 말이 쉽지, 통폐합이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말 어렵게 하는 까닭은 공기업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점이 간과되기 때문이다. 양 공사는 경영효율성이란 이름으로 특권을 이용해 막대한 개발이익을 남기면서도 정치적 입김에 의해 떠맡은 정책과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엄청난 부채를 져 왔다. 그 결과 양 공사는 토지주택의 공공성 담보에는 그만큼 등한시 했고 국민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통폐합 논의에 앞서 양 공사는 그간의 경영과정에서 ‘국민에 대한 배려’가 과연 있었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그 동안 반복되어 온 통폐합 시도가 수포로 돌아간 까닭이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양 공사의 기득권을 지기키 위한 것이 아니었는지를 진지하게 물어봐야 한다.

 시민사회는 오래전부터 통폐합을 요구해왔고, 지금도 국민의 60-70%는 이를 찬성하고 있다. 국민들은 토공과 주공, 어느 한쪽을 지지하고 반대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반복된 통폐합 논의를 끝내고, 양 공사가 토지주택의 공공성을 제대로 구현하는 역할자로 거듭나길 바랄 뿐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공기업은 시장경쟁에 의해 왜곡된 국민의 공공적 삶을 복원하고 풍부하게 해주는 역할자가 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양 공사는 개발주의 시대에나 걸맞은 지금의 퇴행적 모습을 일신하고 토지주택분야의 국민후생을 책임지는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국민들이 바라는 양공사의 통폐합은 바로 이를 위한 것이다. <끝>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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