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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기고 글/2008.7.7

토지주택의 공공성과 토∙주공 통합


조명래(단국대 교수)


  토지주택은 축적수단이 되는 상품의 성질과 복지재와 같은 탈상품적 성질을 함께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전자가 압도적이다. 전체 주택 중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주택 유형은 3%도 채 안 된다. 토지주택의 과도한 상품성은 시장에서 주거약자를 배제시킬 뿐 아니라 토지주택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마저 해친다. 우리의 토지주택문제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서구선진국이 복지국가를 지향할 때 주거복지를 복지의 최종단계로 여겼다. 그 결과 전체 주택에서 주거복지형 주택, 즉 탈상품화된 주택은 줄잡아 20-40%를 차지했다. 이 정도의 공공주택을 가지고, 이들 국가들은 주거약자의 주거복지를 도우면서, 시장으로 몰린 과열화된 주택수요를 줄여 주택가격을 안정시켰다. 우리가 지금 필요로 하는 토지주택정책은 바로 이러한 것이다.

 토지주택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민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민간(시장)에게 과감하게 맡기되 시장의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 상태만 유지∙감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에서 배제된 계층을 위한 ‘토지주택의 공공부문’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경제학 교과에서도 정부의 대 시장정책은 이 두 가지 유형으로 제시되어 있다. 토지주택의 공공성 강화가 혹자들이 말하는 ‘좌파정책’이 결코 아니라는 뜻이다.

 양적지표로 볼 때 토지주택의 공공성 강화는, 가령 전체 주택 중에 20-40%를 ‘탈상품’적인 주택(일명 사회주택)으로 채우는 것으로 그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사회주택을 ‘제공’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일련의 제도 시스템이 따라가야 한다. 토지주택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은 바로 이런 조건을 갖출 때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시스템 구축의 핵심 고리는 토지주택의 공공부문을 맡고 있는 토공과 주공의 통합이다. 여기서 중요한 전제는 통합문제를 양 공사의 기관이기주의 관점이 아니라 토지주택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다. 양 공사는 성장기 시대 토지와 주택의 대량공급을 위해 탄생했다.  그러나 시대상황이 바뀌었지만 적절한 역할을 찾지 못한 채 비슷한 업역(業域)에서 경쟁적으로 일을 해 온 결과, 양 공사는 우리나라 공기업 중 대표적인 기능중복 문제를 노정해 왔다. 지난 1993년 이래 7 차례 양 공사의 통폐합 논의가 있었다는 것은 바로 이를 방증한다.

 토지주택의 공공성 강화는 양 공사가 지금까지 해 왔던 것과 다른 차원의 일거리를 필요로 한다. 중복되어 있으면서 불필요한 업무를 과감하게 폐기하거나 민간과 지자체로 이관 한 뒤, 양 공사는 신자유주의 시대 토지주택의 공공부문을 책임지는 역할자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토지와 주택부문으로 이원화된 양 공사의 통합은 이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통합공사가 미래지향적으로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신개념의 공공주택(예, 공공자가) 도입, 전체주택에서 20-40% 공공주택의 확보, 공공주택의 수급을 통한 주택시장조절, 법적지위(예, 지목)를 갖춘 공공택지의 비축, 연기금 등과 연계된 주거복지재원의 설치운영, 복지기준과 연동된 공공주택의 공급(예, 소득수준에 상응하는 분양가∙임대료 책정)∙이용∙처분(토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의 활용), 커뮤니티형 주거지 조성, 도시재생, 지방정부의 공공주택 업무지원 등이 그러하다.

 이런 일들은 새로운 것이기에 인력의 삭감이 아니라 재훈련과 재배치를 필요로 하고, 그런 만치 양 공사 구성원 모두 신명나는 상상력을 가지고 자기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통합공사가 새로운 꿈을 찾아 가도록 정부, 양 공사, 노조, 전문가, 시민단체, 소비자 등은 힘을 합쳐 도와줘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와 시민들은 통합을 원하고 있고, 또한 통합을 뒷받침할 수 있는 ‘대한토지주택공사법’안도 마련되어 있다. 이젠 구슬을 꿸 일만 남아 있다. <끝>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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