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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영개발이 옳다.

판교가 뜨거운 감자가 되어 있다. 집값을 잡겠다고 시작한 판교신도시 건설이 분양도 되기 전에 로또당첨기대 심리를 자극해 수도권 일대에 부동산가격 폭등을 초래하고 있다. 올 1월 이래 판교 인근과 강남일대의 아파트가격 상승가는 총 2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판교가 주변의 집값에 바람을 불어 넣는 이 현상을 ‘풍선효과’로 부르고 있다.

정부 안일한 대응 화 자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던 정부는 판교의 풍선효과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이상과열에 엄청 당황해 하면서 급기야 분양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판교정책을 처음부터 다시 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게 되자 시장주의 부동산 전문가들과 보수언론들은 판교신도시 건설의 실패를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 주택공급방법을 택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면서 수요가 많은 중대형 평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법만이 유일한 해법임을 강변하고 나섰다. 그러나 경실련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100% 공영개발을 통해 공공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으로 판교문제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두 입장간의 차이와 대립은 판교신도시건설을 추진하기 전부터 있었을 뿐 아니라, 넓혀서보면 주택정책 혹은 신도시건설 정책을 둘러싸고 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정부는 시장주의자들의 공급논리를 따르고, 그래서 상품으로서 주택의 성질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채택해 왔다. 시장주의자들의 불만은 정부정책이 그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점에 관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금번 판교문제는 이렇게 편향화된 정책이 이젠 근본적인 한계에 와 있음을 의미한다.

2001년 건설교통부가 판교신도시건설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 이유는 늘 그랬듯이 강남형 주택수요를 흡수하여 주택가격 안정을 기한다는 것이었다. 그 근거로 공급부족이 주택문제의 근원이라는 시장주의자들의 가르침을 내세웠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주택문제란 올바른 주택정책을 통해 풀어야 할 것이지, 신도시건설이 단순한 주택공급의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막대한 시세차익을 발생시키고 이를 독점적으로 수취해가는 조건을 가지고 있는 주택공급 방식을 활용해, 신도시란 이름의 대규모 주거지를 무분별하게 건설하게 되면, 그 신도시는 결국 투기의 장으로 전락함은 물론, 채우지 못한 투기적 욕구는 신도시건설의 수요를 끊임없이 부추기게 된다. 지금의 판교상황은 시민단체들의 이러한 진단과 문제제기가 옳았음을 증명해주고 있지만 당시 정부는 ‘누구집 똥개가 짓느냐 하는 식’으로 무시해버렸다.

우리는 시장에서 주택이 원활히 공급되고 적절한 값으로 필요한 소비자가 구매함으로써 주택문제가 해결되는 방식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고, 또한 주택의 기본성질은 상품으로서 교환가치만 아니라 주거를 위한 사용가치도 함께 가지고 있어, 주택의 모든 것이 시장을 통해야 한다는 시장일방주의가 옳지 않음을 지적할 뿐이다. 주택시장이 제대로 돌아가게끔 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지만, 시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주거계층을 위해 탈상품화된 주택을 공급하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우리의 주택정책은 그런 점에서 과도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의 왜곡은 주택정책의 공공성을 옥죄는 상황을 낳고 있다.

공공개발이 옳다

주택보급률이 이젠 100%가까워지고 있다. 주택정책은 시장공급에만 의존하는 것을 탈피해 복지재로서 주택을 생산하고 분배하는 영역도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 이는 서구선진국의 경험이기도 하다. 이른바 사회주택을 일정량 유지함으로써, 주거약자들에게 적절한 주거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나아가 이를 통해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주택의 공급과 수요를 적절히 조절하게 된다.

참여정부도 2012까지 전체 주택 재고에서 15%를 공공임대주택으로 채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교 후속대책은 신개념의 주택정책을 선보이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공공소유주택의 공급을 중심으로 하는 판교건설방법은 주택정책, 나아가 신도시정책의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판교가 우리나라의 잘못된 주택정책을 딛고 넘어서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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