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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7 11:13

학교 급식의 문제와 개선방향 2006년2010.07.07 11:13

  학교급식은 학생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한 발달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민식생활개선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여 지난 20여년전부터 실시되고 있다. 단순히 학부모의 일손을 덜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주인이 될 청소년기 학생들의 올바른 식습관을 기르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교육적 목적이 곧 학교급식이 실시되는 까닭이다. 2005년 12월 현재 전국의 전체 학교 10,845개 중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는 10,780개로 99.4%에 달한다. 전체 학생 7,838,930명 중 93.8%인 7,351,788명이 학급급식을 이용하고 있다.

 

운영형태별로 본다면, 직영급식이 9,125교로 84.6%를 차지하는 반면, 위탁급식이 1,655개로 15.4%를 점하고 있다. 직영급식에는 자체조리 6,809교(74.6%), 공동조리 2,316교(25.4%), 위탁급식에는 교내조리 1,434교(86.6%), 외부운반 221교(13.4%)로 나누어진다. 한편 급식경비 현황을 보면, 년 총3조1,710억원이 조달되는 데, 이는 학부모 부담 2조4,442억(77.1%), 교육특별회계 6,768억원(21.3%), 지방자치단체 278억원(0.9%), 급식후원금 및 기타 222억원(0.7%) 등으로 구성된다. 반면 총 지출은 3조1,710억원으로, 여기에는 식품비 2조271억원(63.9%), 인건비 7,843억원(24.8%), 급식시설비 1,396억원(4.4%), 연료비 등 2,200억원(6.9%)로 구성된다. 이렇듯 급식은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그 사업의 규모가 대단히 크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학교급식의 품질이 달라진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매년, 그것도 여름철을 맞아 학급급식사고를 반복적으로 겪고 있다. 지난 5년간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 발생현황을 보면, 총 163개교, 18,802명이 피해를 겪었다. 년도별 나누어 보면, 2001년 36개교에 4,889명, 2002년 9개교 806명, 2003년 43개교 4,130명, 2004년 56개교 6,673명, 2005년 19개 2,304명이 식중독에 걸렸다. 급식사고가 떠질 때 나라 전체가 술렁이면서, 전체 급식학교를 대상으로 긴급 식자재 검수 특별 점검을 실시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지만, 식중독 사고의 근본원인에 대해선 외면한 채 시간만 지나면 그만일 것이라는 안일하게 대처하는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대형급식사고로는 지난 6월 CJ푸드사고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당시 서울시내 14개, 인천지역 7개, 용인지역 4개 중?고교에서 집단 식중독 증상 환자 1,400여명이 발생했다. 이들 학교는 모두 대기업인 CJ푸드시스템에 급식을 위탁한 곳이다. 당시 전국에 CJ푸드시스템이 급식하든 학교가 73개교였는데, 그 중 58곳의 학교에 대해 급식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는 사상최대 규모로 유래가 없던 일이었다.

 관계교육청과 식약청은 급식사고가 학교급식 식재료를 대안위로 처리, 공급하는 과정에서 식재료 관리를 소홀히 함으로서 사고가 발생했을 것으로 원인을 추적했다. 그러나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가검물 분석결과 당시 사고가 세균이 아닌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CJ푸드시스템에 대한 조사에서는 ‘노로 바이러스(Noro virus)’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수천명의 피해자를 만든 ‘실체’에 대한 정확한 원인규명 없이 흐지부지 처리되었다.

 

 과학적 인과규명의 실패와 달리, 학교급식 현장에 오래 동안 있어 온 교육관계자들은 식중독 사고가 대개 총체적으로 부실한 급식체계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인재(人災)라고 주장했다. 학교급식에 대한 위생 관리 및 감독 체계가 지금과 같이 부실한 한, 식중독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계속 터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계는 학교급식의 문제점으로 ‘음식재료 생산.유통단계 안전성 미흡’, ‘학교단위 위생관리 소홀’, ‘급식시설의 위생 미흡’, ‘위탁급식에 대한 지도.감독 소홀 등 구조적 미비점을 주로 지적하고 있다.

 

가령, 음식재료의 경우, 값싼 음식재료가 유명회사 제품으로 둔갑하고, 값싼 외국산이 국산으로 속이며, 대규모 위탁급식 업체에 대해선 위생지도 및 감독권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등의 조건 하에선 불량 식재료 유통은 막을 도리가 없다. 단위학교에서는 식품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과 학교급식 위생관리지침서 등을 준수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를 제대로 지키는 학교는 드문 실정이다. 예산의 한계로, 시설의 위생적 측면을 제대로 강구하지 못한 채 최소한의 설비와 공간으로 급식을 하려는 경향도 문제다.

 

 학교당국은 음식재료의 구입, 검수, 조리 등 모든 급식작업을 위탁급식업체에 일임한 채 지도.감독을 소홀히 하는 반면, 일부 위탁업체들은 영리 추구에만 집착해 급식의 질이나 위생처리 등을 소홀히 하고 있다. 급식사고는 빈발하지만 사고원인 규명이나 관련업체 처벌은 부실하거나 미약한 편이다. 식중독 원인균 규명이나 오염경로를 제대로 밝히 못함으로써 후속 대책도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학교급식은 해당 학교와 위탁급식 업체간 계약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가 아닌 이상 해당학교는 계약 해지 외에 별다른 제재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

 

 업소 단속은 교육청이나 식품의약안전청이 맡지만 영업정지나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은 관할 구청이 맡는 탓에 처분 결과에 대한 정보공유나 사후 감독이 쉽지 않다. 또한 처벌도 가벼워 사건 재발을 예방하려는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처분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은 주민 눈치를 보느라 강한 처벌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끝으로 급식유형별로 볼 때, 학교측이 직접 급식을 관장하는 직영급식 보다 외부업체에게 맡긴 위탁급식이 식중독 발생률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 하나하나의 해결이 곧 학교급식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즉, 음식재료 생산.유통단계 안전성을 확보하고, 학교단위 위생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시키며, 급식시설의 위생 상태를 강화하고, 위탁급식에 대한 지도.감독을 보다 철저히 하는 등이 곧 학급급식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들이다. 특히 위탁급식에서 사고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서, 학교가 직접 급식을 관장하는 것이 급식사고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급식은 단순한 음식물의 제공이 아니라 학생들의 마음과 신체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을 돌보고 가르치는 교육의 일환이란 원칙에 볼 때, 직영급식이 이에 더 부합한다. 물론 직영급식자체가 건강한 급식을 자동적으로 담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급식제공자나 관리자들이 학생들을 마치 ‘나의 자식’같이 돌봐주는 마음을 가지고 식자재 하나하나를 정성을 다해 고르고, 또한 정성을 다해 음식을 조리하며, 조리시설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등의 일상 식문화가 갖추어지는 한, 지역급식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직영급식이 위탁급식에 비해 낫다는 것은 학교가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구성원의 건강을 섬세하게 배려하는 방식으로 급식을 꾸려갈 수 있는 여건이 상대적으로 더 양호할 수 있음을 의미할 뿐이다.

 

  여기서 우리는 음식을 집단적으로 제공하는 급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성찰해 필요가 있다. 한국음식은 특성상 집단급식을 하기엔 식자재의 표준품질기준, 조리의 표준방식, 급식의 표준적 위생기준 등을 설정하고 충족하기가 싶지 않다. 서양음식에 비해, 음식의 가지 수도 많고, 조리방식도 체험에 근거한 게 많으며, 계절변화가 심해 식자재의 질이나 위생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음식을 조리하는 데 종사하는 사람들은, 일부 훈련받은 전문가를 제외하면, 대개 이러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일에 임한다. 이런 상태인 만치, 급식을 학교가 전문적으로 관리하기가 여간해서 쉽지 않다. 위탁급식의 매력에 쉽게 이끌리는 것도 이러한 사정과 무관치 않다. 위탁급식은, 전문성을 갖춘 민간업체에 급식을 맡기는 것을 뜻하지만, 기업논리나 돈의 논리에 의해 뒷받침되기 때문에 급식의 사업성을 우선하고 급식의 건강성을 필연적으로 부차화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집단급식 대신 학생들이 각자 점심 도시락을 싸오도록 하는 것이다. 60, 70년대 학교를 다닌 세대들은 급식이란 것을 모른다. 학생은 물론, 심지어 선생님들도 모두 집안에서 어머니(혹은 부인)가 정성스럽게 싸준 도시락을 가져와 함께 둘러앉아 먹으면서 학교생활을 즐겁게 보냈다.

 

 급식은 기본적으로 매식, 즉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행위다. 먹는 것이 상품화되는 순간, 먹거리는 돈과 상품의 논리에 의해 규정되고, 그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음식이 조리되고 공급된다. 상품으로서 먹거리를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취득한다는 것은 아직도 완벽한 인격체를 가지고 있지 않는 학생들이 먹는 데서부터 자본주의의 세포인 상품의 힘과 논리에 순응하는 것을 배우게 되고, 평생 ‘상품과 돈의 노예’가 되는 버릇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급식은 ‘가정의 가치’를 해체내지 약화시시키는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돈을 주고 학교에서 음식을 사먹도록 하는 것은 학부모가 정성을 다해 도시락을 준비하고, 이를 감사하게 먹으면서 설정되는 부모자식 간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사회학적 기능 (예, 자식을 돌보는 부모의 정성, 부모자식간의 상호 신뢰 및 소통, 음식을 매개로 한 가정문화의 전승, 가족간의 유대 등의 기회요소) 모두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돈과 상품의 기능’이 들어서게 된다.

 

 따라서 급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은 가정의 가치를 바탕으로 마련되는 먹거리, 즉 도시락을 싸오도록 하는 것이지만, 여기엔 무엇보다 학부모의 동의와 참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모유 먹이기’와 비슷한 사회적 캠페인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한편 개별 가정의 사정에 의해 도시락 마련이 여의치 않을 경우엔 학교, 지자체, 주민 등이 참여하는 지역복지공동체 차운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끝>

 

*우리와다음 9-10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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