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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7 15:15

한강 르네상스, 한국 르네상스 2009년2010.09.27 15:15

<새마을신문> 칼럼 글/2009.9.19

한강 르네상스, 한국 르네상스


조명래(단국대 교수)


유역권의 면적이 남한의 27%를 차지할 정도로 한강과 사람과의 접촉면적은 넓다. 한강에서 사람이 산 흔적은 신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흔적은 어느 지역보다 유역권의 삶이 풍족했음을 보여준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을 왕도로 정하고 한국의 경제발전을 ‘한강의 기적’으로 부르는 것은 모두 한강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삶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조정래의 ‘한강’은 격동기 한국인 삶의 중심에 한강이 있음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한강이 서울사람들의 일상생활 가까이로 다가온 것은 극히 최근 일이다. 그 계기는 1980년대 후반의 ‘한강종합개발’이다. 80년대 초반까지 한강 수계에 많은 다목적 댐이 설치된 덕분에 홍수 통제가 우선 용이해졌다. 이런 상태에서 보를 설치하고 물길을 넓히며 바닥을 파고 고수부지를 조성하는 한강개발이 이루어졌다. ‘가까이 하기엔 먼’ 한강은 바야흐로 사람의 접근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한강을 찾는 이용객은 2006년에 이미 연 5000만을 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찾으면서 한강은 자연과 사람이 만나면서 동시에 부딪히는 곳이 되었다. 이 부딪힘은 한강이 우리의 품으로 돌아왔다는 소유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한강이 우리의 품으로 돌아 왔다는 것은 한강과 사람의 만남이 전에 비해 더 쉬워졌다는 의미 이상이 되어선 안 된다. 21세기 대도시 서울이 필요로 하는 것은 자연과 조화하는 삶의 지혜와 방식을 사람 중심의 도시구조나 일상문화에 더 많이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강이 우리의 품으로 돌아 온 것만 아니라 우리가 한강의 품으로 돌아가는 쌍방향적 흐름이 ‘한강과 사람의 관계’에 담겨야 한다. 자연과 사람이 교집합 되는 이 성질을 우리는 한강의 공공성이라 부를 수 있다.

 

 최근 서울시는 한강 르네상스를 추진하면서 ‘한강의 공공성 회복’을 주창하고 있다. 그러나 한강 르네상스가 한강의 공공성을 제대로 구현해낼 지는 의문이다. 사업들을 보면 ‘이용 극대화’를 위해 인공시설만 과도하게 설치할 뿐, 자연으로서 한강의 복원·재생·창조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보인다. 자칫 무늬로만 이뤄진 청계천 복원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한강의 공공성을 제대로 살려낼 조건은 무엇일까? 진정한 한강 르네상스란 자연과 사람의 조화로운 만남이 구현되는 대도시 하천으로서의 재탄생이다. 이를 위해선, 첫째 한강의 자연성이 존중되어야 하고, 둘째 한강과 서울 시민들의 만남이 더 자유로워야 하며, 셋째 자연의 생명력이 도시 전체로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자연성을 복원하기 위해선 고수부지에 설치된 인공시설(주차장, 판매시설 등)을 최대한 거두어내고 수변 식생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모래톱이 되살아나고 다양한 수생동식물이 살 수 있도록 강변 호안제방을 최대한 자연 상태로 바꾸어야 한다. 한편 한강과 서울시민들의 만남이 전면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한강변 자동차 전용도로의 철거가 필수다. 자동차 도로에 의해 차단된 상태에서 그 어떠한 한강 르네상스도 미완일 수밖에 없다.

 

 자연성과 접근성이 되살아 난 한강은 서울의 발전이 모이는 중심축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강을 따라 21세기 서울을 견인할 국제비즈니스·IT·금융·문화산업의 집적지구를 조성하되, 이들을 묶어 서쪽으로 중국, 동쪽으로 미국을 잇는 세계화 벨트가 구축돼야 한다. 남북으로는 생태·교통·경관·역사·문화 등의 축을 조성해 한강축과 연결토록 해야 한다.

 

 한강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재편은 그 자체로서 ‘서울 르네상스’이면서, 나아가 한강 유역권을 중심으로 한 ‘한국 르네상스’이기도 하다. 한강 르네상스는 서울 르네상스, 나아가 한국 르네상스를 견인하지만, 그 출발점은 ‘자연과 사람의 조화로운 만남’이다. 혹,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가 사람의 품으로 돌아온 ‘한강’만 전제했다면, 지금이라도 사람이 안기는 자연으로서 ‘한강’을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끝>


Posted by 열린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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